물새를 데리고 요양원에 갈 수 없어요 232
물새를 데리고 요양원에 갈 수 없어요
얼마 전 월드컵 조 추첨을 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문득 하늘에 계신 엄마가 생각났다.
달은 바닷가 슬레이트 지붕을 두드리고 축구공은 전국을 들썩거리게 했을 때다.
늦은 밤, 혼자 맥주와 치킨을 뜯으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그냥 엄마에 전화하고 싶었다.
'띠리링' '띠리링' 전화를 받지 않았다. 벨 소리가 방안 벽을 한 바퀴 돌고 흘러내릴 때쯤이었다.
“누구냐?”
“엄마, 잤는가?”
“테레비가 고장 나부렀어야.”
“안 켜진가?”
“어째서, 하루 종일 공만 차고 지랄이어야.”
순간 집이 기우뚱 중심을 잃었다.
채널을 돌리는 쭉쭉 공만 차고 있어, 엄마는 티브이가 고장 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후 엄마는 요양원에 갔다. 바닷가 집을 그리워하는 치매꽃은 매일 집에 가고 싶다고 보챘다
엄마, 물새를 데리고 요양원에 갈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