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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지인 Jul 28. 2022

기자가 본 ‘인터스텔라’의 실망스러운 점(스포 有)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보다


오늘은 2014년 최고의 히트작 인터스텔라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많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기도 했기에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은 필연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상영 전부터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가 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이끌었죠.     


저 또한 이 같은 마케팅에 걸려 극장을 갔고 즐겁게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터스텔라를 잊어버릴 쯤 다시 집에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재 관람 도중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 있어 이를 한번 지적해보려고 합니다.     


<메인 주제가 사랑? 이건 쫌...>     


사실 이미 수년이 지난 영화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분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과학적 사실이야 이해하기 힘들지라도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한다’가 당당히 주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의 사랑이 딸에게만 전달’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둘다 사랑스러운 아들(톰), 딸(머피)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아버지는 학교를 방문해 톰과 머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선생들은 톰이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는 않지만 훌륭한 농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반면 머피는 공부를 잘하는데 세상은 엔지니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 꿈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쿠퍼는 조금 화를 냅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막는 선생에 태도에 화가 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좀 더 내용을 살펴보면 약간 뭔가 이상합니다.     



쿠퍼는 우연히 나사 본부를 발견하고 인류를 위해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향하게 됩니다. 이에 머피는 크게 화를 내면서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계속 싸우기만 하고 결국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고 쿠퍼는 우주로 출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이상하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영화 내에서 계속 쿠퍼의 아들 톰은, 아버지 같은 훌륭한 농부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시키는 대로 일도 열심히 하구요. 그런데 쿠퍼는 아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달해주기는커녕 공부 잘하는 딸만 챙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쿠퍼는 우주로 떠납니다. 


우주는 제가 그다지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블랙홀 인근의 행성을 다가온 쿠퍼는 벌써 24년이 지났다는 사실에 망연자실 합니다. 다만 지구에서 온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영상을 확인하기로 했죠.     



톰은 결혼을 하고 자식을 아버지께 소개합니다. 아마 20대 중반쯤에 이 영상을 찍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후 톰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마도 40대 중반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영상에서 아들은, '머피가 이제 그만 아버지를 보내드리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더 이상 연락을 하지는 않겠다고 합니다.(약간 가스라이팅...)



그리고 딸의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머피는 30대 후반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딸은 ‘보고싶다’와 같은 뻔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잊고 살기로 결정했다’라는 말을 합니다. 정말 쿠퍼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한것이죠. ‘그리고 이제 좀 돌아오면 좋겠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합니다. 



톰은 수 십 년 간 농장을 지켰습니다. 이런 톰에게 머피는 어떠한 위로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해지지 않아도 그리워하는 척은 해줘야...) 물론 사랑 표현을 하고 작중에 표현되지 않은 것일수도 있지만, 결국 톰보다는 머피를 우선시 하는 모습을 수없이 보여줬습니다.


결과적으로 머피가 과학자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쿠퍼의 메시지(시계 틱틱틱)를 캐치 할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아들은 뒷전인 것입니다.

     


임무를 마친 쿠퍼는 먼 미래의 쿠퍼스테이션에서 마침내 120살이 넘은 딸을 만납니다. 물론 매우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그런데 수 십 년 간 농장을 지킨 톰에 대한 발언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정말 크게 실망했습니다. 최소한 아들이 살고 죽었는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한마디 정도는 할만도 한데 없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딸을 본 후 쿠퍼는 또 우주로 떠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쿠퍼의 고단함을 봤습니다. 집에 돌아와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아버지, 또 미지 상태인 우주를 탐험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머피. 편히 보려 해도 편히 볼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가정의 달이 지나고 여름휴가가 한창입니다. 언제든지 무리를 해서라도 효도하는 자세를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여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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