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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지인 Jul 30. 2022

MZ세대가 고통받는 대입·취업 제도, 왜·언제 생겼나?

배려인줄 알았더니 더 목을 조른다


대선이 끝나고 여름이 되도 여전히 세대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심심치 않게 'MZ세대는 다르다', 'MZ세대의 문제다', '불평이 많다' 등의 언론이 조장한 주제만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지금의 MZ세대는 정말 너무나도 힘든 세대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명문대 입학을 위해 각종 스펙 쌓기 및 내신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올려야 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대기업도 이미 수시채용으로 바뀐 지 오래됐습니다. 


대체 왜 어떤 이유 때문에 세상은 이렇게 변했는지 이에 대해 한번 말해보겠습니다.     


한경 사회면 기사 [사진=한경]


<정시가 뭐가 문젠데?>     


저는 05학번입니다. 물론 재수, 삼반수까지 해서 07학번으로 대학교를 입학했습니다. 입학하기 위해선 정시와 수시의 두 방법이 있었으나,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정시만 바라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내신을 쌓아 지원하는 수시보다 시험 한방으로 대학을 가는 수능(정시)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때는 정말 수능이 끝나고 꼭 사망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1교시 언어 시험을 망친 학생이 자살하는 뉴스가 꼭 보도됐고, 수능이 끝나고 집에서 채점한 후 자살하는 뉴스도 자주 나왔습니다. 결국 언론 및 시민단체는 3년 동안 준비한 시험이 하루 만에 결정 난다는 것이 합당치 않다고 꾸준히 주장해왔고 이런 여론이 받아들여져서 오늘날의 수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된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는 이런 생각부터 크게 잘못됐다고 봅니다. 월드컵은 4년 동안 준비해 대회가 열리는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합니다. 과거 존재 했던 사법고시, 행정고시도 마찬가지였고 올림픽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능에 문제가 많다곤 하지만 결국 객관식으로 줄 세우기가 가능해져야 제도의 피해자가 최소화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세상을 한번 둘러보세요. 빽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의 자녀는 더욱 좋은 스펙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몇몇 특이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90% 이상의 학생을 정시로 평가한다면 결국 모두다 공부에 매달릴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 강남 학생들이 더 유리하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이미 인터넷강의는 최대 수준으로 보급됐고 교육의 질은 전국 어디든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 일률적인 대학입시 방식이라고 여겼던 정시가 축소되고 나니, 더 큰 문제가 우리 사회를 덮치고 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사태라고 볼 수밖에 없네요.     


매경 사회면 기사 [사진=매경]


<대기업 수시 채용은 언제부터 생겼나?>     


지금 가장 거지같은 제도는 바로 대기업의 수시 채용입니다. 이 제도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당시 현대차그룹 10대 그룹 중 최초로 공채 폐지를 선언했습니다.     


사실 이때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시 채용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대기업이 치명타를 가하게 되면서 공채 폐지 수시 채용 확대가 트렌드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채용 제도는 MZ세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입학 제도와 마찬가지로 이 채용 제도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여러 스펙 쌓기를 부추겼습니다. 결국 MZ세대는 대학교 수업이 끝나도 스펙쌓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대학 내에 있었던 다양한 토론 동아리, 밴드 동아리 등은 창업 동아리, 주식투자 동아리 등 경제와 관련성 있는 동아리로 대체됐습니다.     


결국 수시 채용이 보편화됨으로써 대학교는 또 하나의 학원이 됐으며 이는 우리 사회를 지금까지도 좀먹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측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자동화 설비가 많이 들어 섰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대규모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고, 처음부터 신입을 뽑기보단 경력을 뽑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지나가고 취업은 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이 기회를 틈타 이미 수시 채용은 사회의 트렌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런 상황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무조건 'MZ세대들의 노력이 부족하다', 'MZ세대들이 너무 많은 불평을 가지고 있다' 등 비판만 합니다. 


사회의 변화를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어떤 점이 문제인지 확실히 파악해야, 보다 개선된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모두들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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