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승강기(엘리베이터) 재가동 소동
우리 아파트는 2013년에 입주한 아파트이다. 입주한 지 1년 만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생겼고, 그게 1기 입대의이다. 그런데 2기 때 벌어진 일 중 터무니 없는 일 중 하나가 공용 엘리베이터를 중단시킨 건이다.
각 동별로 이용하는 엘리베이트 외에 공용 엘리베이터가 총 3기가 있다. 두 개는 큰길가에서 들어오는 입구에서 1개 층만 오르락내리락 하는 엘리베이터이다. 이걸 우리는 전망용 엘리베이터 또는 상가엘리베이터라고 부른다. 그리고 나머지 한 기는 1층, 지하3층, 지하 4층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엘리베이터인데, 지하4층은 주차장이고, 1층과 지하3층은 표기만 그렇지 지하가 아니다. 아파트가 내부에 차가 다니지 않는 아파트인데 크게 보면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아파트이다. 그래서 계단이 아니면 승강기로 이동해야 단지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2기 입대의에서 이 3기 중 두 기를 중단시킨 것이다. 전망용 엘리베이터에서 1기를 중단시키고, 단지의 두 층을 연결시키는 소위 스포츠센터 엘리베이터라고 부르는 그 엘리베이터를 중단시킨 것이다.
동대표를 하기 전에 가장 불편한 사항 중에 하나가 1층 놀이터(수박놀이터)에서 놀다가 지하3층 놀이터(오린데놀이터)로 이동하려고 할 경우, 와이프는 애를 안고 나는 유모차를 손으로 들고 계단을 내려와 이동했다. 매번 그렇게 이동할 때마다 눈 앞에 승강기가 있는데 굳이 낑낑 대며 내려가는게 짜증이 났었다.
그래서 동대표가 된 이후에 이게 언제 왜 중단되었는지 물어봤다. 내가 4기 때 동대표가 되었는데, 이미 2기 때 중단시켜서 중단된 채로 몇 년이 흐른 거였다. 왜 중단시켰냐고 했더니, 첫 번째는 전기료를 아끼자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외부인들이 우리 아파트를 가로지르는데, 외부인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입주민의 민원이 없었냐고 물어봤는데, 민원이 있었음에도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걸 바로 잡으려고 했다.
당연히 이걸 재가동 시키기 위해서는 안건으로 등록해야 하고 이를 통과시켜야 했다. 문제는 전망용 승강기는 총 두 기 중 한 기는 가동 중이니 나머지 한 기 가동은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먼저 아파트 단지의 두 층을 연결시키는 스포츠센터 승강기부터 재가동 시키려고 했다.
1. 스포츠센타 승강기 재가동
먼저 아파트의 승강기 운영관리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재가동이 가능한지 이를 위해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물어봤다. 그냥 중단시켜놓고 재가동을 시키는데만 거의 80만원 가까운 부품교체 바용이 들었다. 2기 때 전기료를 아끼겠다는 알량한 이유 때문에 중단했는데, 이를 재가동하는데 80만원이 들어갔으니 이 얼마나 멍청한 결정이었는가. 어쨌건 겨우 다른 동대표들을 설득해서 겨우 이를 통과시키고 재가동시켰다. 재가동 이후에 유모차를 동반한 부모들, 자건거를 타고 움직이는 아이들, 보행보조기를 끌고 다니는 어르신분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이 들어왔다. 여태 아이가 없거나 늙은 부모가 없는 동대표들의 무심함 때문에 방치된 엘리베이터가 몇 년이 지나고 겨우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2. 전망용(상가측) 승강기 재가동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4기 동대표 때 이를 처리하려고 했을 때 1500만원 정도의 견적이 나왔고, 이 비용이 너무 크다고 해서 결국 이게 부결되었다. 그래서 5기 대 동대표 재선이 되고 회장이 된 이후에 이를 다시 추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를 추진하기 위해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도 결국은 몇 달이 걸렸다. 두 기 중 한 기가 움직이니 별도로 돈을 들일 필요가 있냐는 대표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다. 이를 통과시키긱 위해서 엘리베이터 한 기를 교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5~6천만원이고, 매년 자재값이 상승하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록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을 먼저 설득의 포인트로 삼았다. 그리고 각 동에도 두 기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두 기이기 때문에 한 기가 고장났을 때 다른 한 기로 운영이 가능하고, 두 기가 나눠서 승객을 태우기 때문에 승강기 부담도 적게 가게 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좀 더 승강기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 기에 집중 시키는 것이 아니라 두 기를 모두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을 했다. 물론 총 8명의 대표 중 2명은 끝까지 반대를 했지만, 겨우 통과를 시켜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수리를 하려고 보니 견적이 거의 2천만원 가까이 나왔다. 중요 부품들이 이미 노후되어 교체가 필요했고, 단지 내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을 때 중단된 엘리베이터에서 부품을 빼서 수리하는 짓을 해오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다 보니 재가동을 위한 수리 견적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4기 때 이게 부결되고 난 뒤에 장기수선계획 조정을 할 때 내가 이걸 억지로 끼워 넣어서 결국 5기 때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게 공사가 가능할 수 있었다. 장기수선계획에 들어가 있는데도 새로운 대표들이 반대를 하고 나서서 이를 설득하기 어려웠지만 말이다.
지금은 모든 엘리베이터가 운영 중이다. 작은 아파트나 큰 정부조직이나 마찬가지가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은 결국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른다. 지금 어리석은 판단은 결국 나중에 큰 견적서로 되돌아올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