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돛과 닻을 자른 배가 있다면
항해가 목적은 아닐 것
갈대상자에 담겼던 이집트 왕자에 대해 들었다
물난리에 살아남으란 명령만으로 건조된 옛 방주에 대해서도
생은 물살처럼 밀려오고
나는 그저 떠밀려 가는가
운명의 개척자들은 죽었으리라
삶은 사막이 아니니
이 땅에 물이 언제나 마를까
그 누가 나를 건져낼까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무작위 한 갈퀴질에 무자비하다 무자비하다
그저 거기 있을 뿐인데 자비하다 자비하다
이제 내가 너를 타고 저 별에 닿아도
제 풀에 지쳐 깊음으로 침잠해도
더는 투덜거릴 수 없겠구나
나는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끝없이 부딪혀 오는 너와 격동하듯 포옹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