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소독차야

by 어쩌다보니

동네사람들 소독차예요.

놀이터에서

집 앞 계단에서

시장에서

아이들이

어른들이

노인들이 모여


달려라 소독차야 나도 달린다.


인공 구름을 가르며 날 듯

기계의 진동소리에 질세라 목이 터져라

벗겨진 슬리퍼 손에 들고

운동화끈 고쳐 메고


달려라 소독차야 나도 달린다.


어디로 갈까?

구름기둥 가는 데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허파가 찢어질 때까지.


달려라 소독차야 나도 달린다.


입을 벌린 채 살충연기를 마셔대며

내 안에 벌레도 죽어라.

뇌 안에 벌레도 죽어라.

달리다 내가 죽더라도

뜨겁게.


달려라 소독차야 나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