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너의 향기를 포개어 이불을 짜낼 수 있다면
대낮이 되어도 일어나기가 힘겨울 거야
먼저 잠든 네 곁에 누우면
할 일이 있어도 널 따라 잠에 드니까
시간이 스다듬으면 뭐든 달라지더라
누구든 풍화가, 유동함이 무섭다고 그래
제자리에 남는 것도 달갑진 않겠다
흘러간 널 기다리다 망부석이 될 테니
사랑에 날마다 새 곁을 내주는 걸까
사랑은 당기면 당겨지고 누르면 눌리는 걸까
어쩌면 사랑도 함께 자라서 너와 나처럼
미지의 무엇이 되어가는 걸까
정작 우리가 무엇이 될는지 알 길이 없다만
내가 감히 확신하려는 한 가지
사랑이 파고들 틈만 있다면 그 어떤 모양도
괜찮다는 것
변해도 괜찮다는 것
이제 오늘만큼의 얼굴을 이불
속에 파묻고 네 곁에
가만히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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