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달력의 마지막 장을 버리고 새 달력을 걸면서
작년처럼 새 사람을 꺼내 입는다
분명 새로 꺼내 입었는데 생애만큼 낡았다
시간이 나를 새롭게 한다더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다들 내 이름을 알던데
다짐에 효능이 있다더라
허할 때 한 번씩 코 막고 들이키는
새 해 다 짐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내가 나를 낯설어할 만큼 새롭고 싶다
어제의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을 얼굴이 되고 싶다
어색하지만 친해지고 싶은, 낡아 뵈지 않는 날것
나도 모르는 나
그럼에도 나
새것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