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어쩌다보니

적적한 동네

시간표도 없는 정류장에서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한다


저 멀리 지나간 불빛이

마지막이었다면


깜빡이는 가로등 아래 야누스가 되어

도로의 캄캄한 양 끝을 번갈아 응시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던 지혜자는 다음 차를 탔을까

전기불에 춤추는 날벌레들은 행복할까 차라리


멈춘 시간 속 나는 진자운동 하고

이따금 지나는 것들은 초면이고


걸어서 갈 수도 없는 그곳에

걸어갈 결심을 한다


정류장을 떠나 길 한가운데에서 무심한 널 만나면 우리는

구면일까

그 불빛은

놓친 너의 뒷모습이었을까


서투름에 보지 못한

끝내 봤어야 할

너의 첫 얼굴일까


지쳐 누운 자리에

눈처럼 녹아 흙과 다름이 없어지면

그래서 날이 밝으면

그때는 만나려나

나의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