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획이라도

by 어쩌다보니

희미한 김이

끓는 냄비 뚜껑을 들썩이며 나와 곧장

생처럼 흩어졌다


격렬한 울음이 무색하게

재빨리 사라지려는

진한 향은 그래도 묘비명을 쓰던데


공항 무빙워크는 묘한 풍경

캐리어 끌고 요란하게 달리는 사람

가만히 서서 침묵으로 달리는 사람

최선을 다해 뒤로 가는 장난을 치며 달리는 사람


삶을 선물이라 말할 날이 올까

떠넘긴 짐도 기쁘게 받을 수 있는 마음

그 넓이는 수백 미터쯤 될까


언젠가 돌려줘야 할 텐데

꼭 맞아 피부 같아 잊곤 한다


돌을 할퀼 수 있을까


너르기는 글렀으니

빌린 김에 한 획이라도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