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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Apr 09. 2023

미국에서 IT 기기 구매하기

삼성과 애플 제품 구매기

나는 얼리 아답터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시작은 음악 때문이었는데 어릴 적에는 정말 하루 종일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라디오를 끼고 살았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아버지가 청계천에 나가셔서 사 오신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와 이어폰은 내 소년 시절을 함께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그보다 좋은 일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와 안티 쇼크 기능이 없어 걸으며 들을 수가 없었던 CD 플레이어와 하물며 수업시간까지 함께 했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MP3 기능이 있는 CD 플레이어를 2개 정도 썼었던 것 같다. 그러다 만나게 된 것이 애플의 아이팟인데 특히 아이팟 클래식은 나의 최애 아이템이었다. 세대를 달리해 여러 개를 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팟 클래식에 음악을 꽉꽉 채워 들고나가 늦은 밤 돌아오는 길 심야 버스에서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기던 젊은 시절이었다. 이후 첫 아이폰 3GS를 구매했고 iPad 1세대를 구매했었다. 손 안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또 전 세계 여러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마냥 신기했었다. 그 후 삼성 Galaxy Note 5가 나오며 처음으로 iOS에서 Android로 넘어오게 되었는데 애플보다 훨씬 높은 Android에서의 자유도가 마음에 들었다. 또, Google 서비스들을 메인 생산성 앱으로 활용하기 시작하고 또 유료 결제까지 하기 시작하니 다시 애플로 넘어가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물론 랩탑은 Macbook을 사용했지만 삼성의 갤럭시 워치 (2로 기억함)를 구매했을 시점에서는 완전히 Android 진영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랩탑의 경우 Macbook을 계속 사용하는 바람에 완전히 애플과 결별을 할 수는 없었고 적어도 음악은 애플의 제품을 통해 듣고 싶었다. iPhone은 6S을 끝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태블릿이 필요해졌고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애플의 iPad Pro 12.9를 선택하며 아직도 내 안에서 두 진영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참고로 현재 이 글은 Macbook Pro에서 작성 중이다.


애플 제품 구매기

최근에 애플에서 구매한 제품은 iPad Pro M1 12.9" 128GB Wifi, Macbook Pro M1 13" 512GB, 그리고 iPad Air 5 64GB Wifi이다. 모두 Best Buy에서 구매하였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Open Box 제품을 구매해서 돈을 조금 아껴 보기 위함이었다. Best Buy에서는 각 스토어마다 Open Box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반품이 들어온 제품들을 상태에 따라 일정한 할인을 해서 팔고 있다. Macbook Pro M1 13"도 Open Box 제품을 발견했는데 정품 충전기가 없어서 할인률이 괜찮았다. 어차피 나는 애플 정품 충전기를 쓰지 않기 때문에 괜찮은 조건이었다. 얼마를 할인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최근에 구매한 iPad Air 5와 Apple Pencil 2의 경우 Open Box 제품을 구입하며 합쳐서 $150 - 170불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Best Buy 멤버십 카드의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리테일 회사들은 대부분 신용 카드 개념의 멤버십 카드를 발급하고 있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Best Buy의 멤버십 카드를 이용해 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일시불의 경우 금액에 따라 할인 혜택을 주거나 신용 구매 시 정해진 기간 동안 이자를 부과하지 않아 우리나라의 할부 구매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IT 제품의 경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혜택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내 경우는 블랙 프라이데이 때 LG TV를 구매했었는데 $100 정도 인가의 Best Buy 포인트를 받기도 했었다.

현재 Windows 데스크탑도 있지만 Macbook Pro가 내가 무언가를 쓸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툴이다. 일단 가볍고 팬리스라서 조용한 것도 마음에 들어 구매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전에 쓰던 Macbook Air가 너무 오래되어서 구매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만족도가 높게 써와서 다양한 랩탑들은 고민고민하다가 결국은 Macbook Pro를 구매하게 되었다. MS Office 때문에 데스크탑을 또 구매해야 했지만 지금까지는 Macbook Pro M1을 상당히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다. 주로 글 쓰고 인터넷 서핑이나 조금 하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 같은 것은 아직 겪어 보지 못했다.

사실 iPad Pro M1은 Logitech 키보드 케이스와 함께 구입하여 원래 주로 글쓰기 용도로 쓰려고 했는데 아직 iPad OS는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적응에 실패하고 가족들이 그림 그리는 용도로 쓰고 있는 중이다. 이후 Galaxy Tab S8과 iPad Air 5 중에 몇 달에 걸친 고민을 하다가 iPad Air 5를 또 구매해서 개인 용도로 쓰고 있는 중이다. 흙수저로서는 돈이 정말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첫째가 iPad Pro로 그림을 연습해 학교 미술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에 본전은 뽑은 셈이다.


삼성 제품 구매기

내 생각에 애플 제품과 삼성 제품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가인 것 같다. 미국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감가는 어마어마하다. 또한, 통신사 할인률 등도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삼성 제품에 큰돈을 태우는 사람은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스마트폰의 경우 가능하면 돈을 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일단 스마트폰을 많이 쓰지 않기 위함이다. 딱히 안 쓰고자 함은 아니고 눈이 많이 나빠져 서라서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할 일을 태블릿에서 하는 편이다. 또한 주식이나 코인을 하는 것도 아니고 메신저 서비스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많이 쓰는 것도 아니라서 스마트폰은 떨어뜨리거나 잃어버려도 부담이 없는 것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도 작년인가 철 지난 Galaxy S10을 Ebay에서 refurbished 모델로 구매했었다. 대략 $300 안되게 구매했었던 것 같고 그러면서 같이 Galaxy Watch 4도 refurbished로 구매했다. Apple Watch 대비 반이나 반의 반도 안 되는 가격이었던 것 같은데 가벼워서 지금까지 만족하며 쓰고 있다. Galaxy S10도 굉장히 느리지만 스마트폰을 사진 찍는 용도 외에는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그럭저럭 쓸만하고 unlocked 된 폰이라 아무 carrier에서나 쓸 수 있는 점, 가격이 부담 없어 보호 필름 같은 것 붙일 생각 안 하고 편하게 쓸 수 있는 것도 맘에 든다. 이와 더불어 Galaxy Buds 2도 refurbished로 저렴하게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음질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고 하도 많이 떨어뜨리다 보니 지금은 무선 충전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능상 문제가 없어서 고장 날 때까지는 쓸 예정이다. 스마트폰 대신 쓰기 위해 작은 태블릿은 검색하다가 Galaxy Tab A 8.4라는 모델도 역시 Ebay에서 새 제품으로 구매했는데 AT&T 전용기기로 팔던 녀석이라 한국에도 출시가 되었던 모델인지는 모르겠다. 구형 모델이라 속도도 느리고 해상도가 특히 어마무시하게 낮지만 단 하나 무게와 사이즈 때문에 구매를 했고 전자책, 유투브, 만화책, 브런치를 읽는 용도로 특히 침대에서 아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90 정도로 구매했으니 이 정도 성능이면 불만이 없을 정도이다.

나는 특히 Ebay에서 refurbished 제품을 여러 개 사용해서 쓰고 있는데 딱히 문제가 없었고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Ebay에서 정의하는 방식은 Open Box의 경우 말 그대로 열어만 본 새 제품과 동급인 제품을 말하고 refurbished의 경우 판매되어서 사용되었던 제품이지만 기능 검사와 수리가 진행된 제품을 이야기한다. Refurbhised의 경우 정품 박스나 정품 액세서리 등은 제공되지 않고 또 Excellent, Very Good, Good과 같은 등급이 있는데 Excellent의 경우 적어도 외관상은 제품의 상태가 굉장히 훌륭한 편이다. 만일 성능이 걱정이 된다면 Ebay에서 어느 정도 품질을 검증한 Certified Refurbished를 선택할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데스크탑도 삼성에서 refubished 모니터를 Dell에서 refurbished 데스크탑 본체를 구매했는데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블루투스 키보드도 Logitech에서 refurbished 제품을 구매했었다.



미국의 쇼핑 문화 중 하나인 쉬운 반품 문화로 미국에는 새 제품과 중고 제품의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Open Box와 Refurbished 된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굳이 새 제품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면 검색을 잘 이용해 이를 통해 저렴하게 IT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것 같다. 한국과 비교하여 저렴한지 아니면 더 비싼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에서 Open Box의 경우 새 제품 대비 20% 정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 같고 Refurbished 제품 같은 경우 최신 제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아직은 현역인 제품들을 50%까지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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