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공원이 여러 개 있는데 그곳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이 정비되어 있다. 일단 산책을 할 수 있고 (내가 주로 하는 것) 또 자전거도 탈 수 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 시설도 매우 다양하게 있다. 풋볼, 축구, 농구, 야구, 배구, 스케이트 보드, 테니스 등을 할 수 있는 전용 시설이 있는데 대부분 한가로운 편이다. 여기에 디스크 골프를 할 수 있는 공원도 있고 송어 낚시를 할 수 있는 공원도 있다. 대부분 바베큐를 할 수 있는 그릴도 갖추고 있고 화장실과 주차장도 잘 갖추어져 있다.
아들에게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사줬는데 어느 날인가 보니 보조 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나는 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 동네 친구들이 가르쳐줬단다. 처음으로 둘이 공원에 자전거를 타러 가서 나도 실로 오랜만에 (수십 년 만에) 자전거를 타봤다. 완전히 잊고 있었던 자전거에 얽힌 기억들이 떠올랐다.
집에 쌀이 떨어질 때쯤 엄마가 쌀집에 전화를 하면 쌀집 아저씨가 쌀 한 자루를 자전거에 싣고 배달을 오셨었다. 날이 더워질 때쯤이면 하얀 런닝 샤스 차림이었던 것 같다. 가끔 내가 쌀가게에 가기도 했었는데 집에서 키우던 십자매에게 줄 좁쌀을 사러 가기 위해서였다. 쌀집 아저씨는 그때 내가 생각할 때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을 만큼 많이 쌀 가마니를 자전거에 싣고 다니셨다. 자전거 한쪽 페달에 발을 딛고 한쪽 발로 자전거를 세네 번 세 개 밀어서 출발한 다음 안장에 훌쩍 앉아 힘차게 페달을 밟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지만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겨울에는 빙판길에 넘어지셔서 크게 다치시기도 했던 쌀집 아저씨는 그렇게 자전거로 배달을 오래 하시다가 국민차라는 티코가 나오고 한참이 지나서야 배달용 빨간 티코를 한대 구매하셨었다. 그렇게 그 대단해 보였던 배달 자전거는 어딘가로 떠났다. 마치 우리 동네를 지키던 토박이 앞집 강아지가 떠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