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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Jan 04. 2022

거짓말

"나 울기까지 했어. 그가 나를 무시하는 게 나에게는 너무 상처였으니까..." 


너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울고 나니 좀 괜찮아졌어?'라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사실은 '괜찮지 않아. 이제는 정말 끝인 것 같아.'라는 너의 대답을 기다렸어.


"그가 더 잘 한대..."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너마저 그 말을 믿지 않았다면 그 순간 그런 너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 자신을 견디기가 더 힘들었을 거야.


"그래 좋은 사람이야. 아마 그 사람도 지금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거야. 네가 그의 옆에 있어 줘야지."


"고마워. 너도 잘 자!"


'그래 너도 그 사람이랑 좋은 시간 보내.'란 나의 마지막 메시지를 네가 확인해 주기를 바랐어. 확인되지 않은 내 마지막 메시지는 나의 모든 상상력을 끌어모아 메시지가 확인되지 않은 그 시간 동안 너와 그가 보냈을 그 '좋은' 시간으로 나를 이끌었고 나는 나의 시간을 그렇게 잃어버렸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눈을 떠 껍데기 같은 하루로 다시 돌아왔어. 그가 돌아가고 나면 너는 마치 그 진공의 상태를 채우려는 듯이 아니면 너무 행복할 때 비로소 불행한 이들을 돌아보듯이 그게 아니면 그냥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 아래칸에 읽지 않은 내가 보낸 메시지를 마침내 발견하고서야 나에게 짧은 인사를 보내겠지. 그런 생각을 막으려 하루 종일 잠들었으면 했지만 역시나 엉망진창인 하루가 또 시작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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