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니 Oct 15. 2023

나는 왜 재난을 준비하나?

13편

<출처: https://survival-kompass.de>


생존 관련 자료 조사를 하다가 좋은 자료를 또 발견해서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전시 생존 관련된 조사를 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생각보다 도움이 될만한 자료가 많이 있었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10 THINGS YOU CAN LEARN AS A PREPPER FROM THE UKRAINE INVASION' 이라는 글로 독일인 prepper에 의해 쓰인 글인 것 같다. 원문은 독일어로 쓰인 것 같은데 영어 번역본이 있어 읽어 보게 되었다. Prepper들을 대상으로 쓰여서 조금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만약을 준비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귀찮아서 10가지 항목들은 원어로 옮기고 나름의 해석을 더했다.


1. Keep a stockpile of water and food for evacuation

항상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마트에 물이 떨어졌다, 휴지가 떨어졌다 하고 또 사재기를 하지 말라고 정부에서 만류하는데 만일 진짜 위급 상황이라면 그때는 너무 늦은 때이다. 물론 그때라도 대비를 하는 게 좋겠지만 가능하면 평상시에 위급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가정에는 72시간은 어떻게든 먹을 수 있을 음식이 냉장고와 선반에 가득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최소 72시간을 공급할 수 있는 비상식량을 준비하라고 하는데 그 72시간은 집에 머무는 72시간이 아니라 안전한 으로 대피하는 72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동을 고려하면 일반 식품이 아닌 비상식량의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견과류나 건조식품, 쿠키나 MRE를 추천하고 있다. 식수의 경우 무게와 부피의 문제로 대피 시 충분한 분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정수필터나 정수 알약을 대비책으로 지니고 있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2. Always have access to cash

유사시에 카드는 그저 플라스틱 쪼가리에 불과할 것이다. 당연히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글에서 이전의 전쟁 상황에서 있었던 일을 기반으로 현금에 더해 물물 교환이 가능한 물건들도 확보하라는 것을 보았다. 그 글에서 언급된 물건들은 술과 담배 같은 기호 식품이었다. 작은 양주와 담배를 준비해 두는 것이 현금보다 나을 수 있다.


3. Prepare for your medical care

본 매거진의 11편 글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https://brunch.co.kr/@1a7624e1fbd8415/84


4. Always have a full tank

만일 당신이 prepper라면 절대 전기 자동차를 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유사시 전기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안전한 곳으로 장거리를 대피해야 하는 경우 큰 제약 조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사시를 생각해서 전기 자동차를 안 산다는 것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마인드셋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여기서 왈가불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만일 일반적인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늘 연료탱크를 가득 채워두는 습관을 가지길 추천하고 있다. 나 역시도 잘 못하는 일이라 훈련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5. Check the infrastructure around you

주변에 어떤 기반시설이나 환경적 요소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피곤하게 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나 다만 머릿속에 유사시에 기반시설과 환경적 요소가 어떻게 위험 요소가 되고 또는 활용될 수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국가 기반 시설 근처에 산다면 폭격의 첫 번째 타겟이 될 것이므로 가능하면 멀리 대피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할 것이다. 또, 기차역과 같은 교통시설에 어떻게 접근할지 (대중교통이 마비되었을 경우 등)에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철도를 이용해 대규모의 피난민을 수송했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적 요소로는 예를 들어 만일 댐 주변에 살고 있다면 댐이 폭파되었을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2차 재난도 고민해 볼 문제일 것이다.


6. Do not stay longer than necessary

한국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례를 들어 보자.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때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하철에 남아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세월호 때도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기다리던 아이들이 참사를 당했다. 만일 한국에서 서울을 직접 타격하는 국지전이 일어나거나 전면전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바로 생존 배낭을 들고 피난길에 오를까? 분명 이런저런 사정이나 판단으로 집에 머물기로 결정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물론 어떠한 판단이 옳을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글에서 강조하는 것은 익숙한 장소를 떠나는 결정은 어렵지만 유사시에는 빠른 판단과 실행력이 생존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라는 것이다.


7. Prepare your family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생존을 준비한다고 하면 한국의 정서상 가족들의 지지를 못 받는 것을 떠나 미친놈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내 경우 나름 가족들을 설득했지만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했고 일단 아이들에게는 생존 용품에 대해 설명해 주고 가르치고 있는 단계이다. 와이프의 경우 그 정도로 준비를 하느니 차라리 유사시에 장렬히 전사하겠다고 하여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모든 준비는 내가 혼자 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출근을 하거나 외출을 해서 집에 없는 경우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모든 것을 운명에 맡겨야 할 터이지만 조금씩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난을 떨 필요도 없고 막연한 공포심을 심어줄 필요도 없지만 최소한의 준비는 할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8. Have your bug out bag ready

번역하자면 생존 배낭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자국민들에게 생존 배낭을 준비하라고 하고 있는 실정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에 둘러 쌓여 있고 북한의 기습적 침공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대만 문제 또는 다른 영토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간단한 생존 배낭 하나 준비하는 것이 과연 유난스러운 일이어야 할까 생각해 본다. 물론 각자의 선택이 될 것이지 시간의 문제, 경제적 문제, 정서적 문제 등이 엮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도 안다. 다만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생존 배낭에 관련해서는 본 매거진의 글 5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s://brunch.co.kr/@1a7624e1fbd8415/77


9. Learn survival skills

일반인들에게는 응급처치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불을 피울 수 있는 방법 정도를 알아두는 것으로 적용하면 될 것 같다. 내 경우는 취미로 생존 기술에 대한 글이나 영상을 보곤 하는데 전적으로 취미의 영역이다.


10. Always have a plan B and stay flexible

개인적인 생각으로 얼마나 준비되었느냐가 plan B를 결정할 수도 또 plan C, plan D까지도 생각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원글의 의도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라는 것이지만 준비와 훈련 없이 유사시에 유연한 사고가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생존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긍정적인 마인드 역시 중요할 것이다.



대부분은 지난 글에서 짚고 넘어간 부분들이지만 자동차에 연료를 항상 채워 놓는 부분은 약간 수고스럽지만 일상에서 가능한 생존 준비라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다. 또, 기반 시설을 체크하는 부분도 향후 개인적으로 보완해야 될 부분인데 실제 핵발전소 인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재난을 준비하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