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흩날리는 옅은 기억들 속에서
너와 나의 시간은 조용히 지나갔다
어느 날은 수국의 푸르름처럼 깊었고
또 어느 날은 스며드는 계절의 향기처럼 아득했다
지금의 그림자는
언젠가 비출 햇살을 품기 위한
잠시의 숨 고르기였을 뿐
어둠을 머금은 구름에도 별빛이 숨어 있듯
우리의 끝 역시 은은한 빛을 잃지 않았다
내 마음 가장 고요한 자리에
아직 네가 잔물결처럼 머물러 있다
새벽 공기처럼 차가운 이 날에도
여전히 깨어날 희망이 잠들어 있다
그러니 마음 깊은 곳에 기쁨 하나 품어라
사랑은 사라진 적이 없었다
그저 서로 잠시 길을 잃었을 뿐
차가운 이 시간이
너울처럼 지나가면
다시 서로를 향해 닿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별에 슬퍼하지 마라. 사랑이여
마음은 여전히 같은 곳을 향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저
조금 더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