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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욱 Jun 05. 2022

나는 봉이다

봉이 김선달


나는 봉이다

                                               전상욱


나는 어수룩하여 이용당하기 딱 좋은 사람 봉이다
나는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상상의 수컷 봉황새 봉이다
나는 길쭉하고 둥근 대나무로 만든 봉이다
나는 종이로 싼 물건 덩어리 봉이다
나는 신랑집에서 신부집에 보내는 돈 봉투 봉이다
나는 낚싯줄 끝에 매다는 쇳덩이 돌덩이 봉이다
나는 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봉우리 봉이다
나는 사람 성씨의 하나인 봉 씨족 봉이다
나는 문풍지 뚫어질 때 나는 가벼운 소리나 모양 봉이다
나는 그릇이나 물건 뚫어진 구멍을 메우는 다른 조각 봉이다
나는 암벽 등반에서 사용하는 장비 봉이다

나는 셀카를 쉽게 찍을 수 있는 셀카봉이다
나는 맛있는 치킨 부위 치킨봉이다
나는 운동할 때 사용하는 운동봉이다
나는 마술 부리는 막대기 마술봉이다
나는 세탁물 엉킴 방지하는 세탁봉이다
나는 무술할 때 제압하는 무술봉이다
나는 압축시켜 물건을 거는 압축봉이다
나는 사물과 사물을 이어주는 연결봉이다
나는 대지에 전기적으로 접속되는 단자 역할을 하는 접지봉이다

나는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다

                 22.  4.  29.

<작품 해설>
본 작품은 현대시로서 여러가지 봉을 소재로 재미있게 창작하여 독자로 하여금 잠시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시제 나는 봉이다

주제 봉

소재 여러가지 봉

오브제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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