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불알친구
전상욱
너는 나랑 노는 물이 같았다
내가 딱지를 들고 나왔을 때
너도 딱지를 들고 나왔고
내가 구슬을 들고 나왔을 때
너도 구슬을 들고 나왔다
너는 내가 소풍을 간 날
맨 앞에서 노래를 불렀고
내가 숙제를 안 해 청소를 한 날
집에 가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너는 나랑 찔레와 옥수숫대 꺾어 먹었고
무와 고구마를 캐먹었다
성장 후 우리는 서로 자주 만나지 못했으나
늘 서로를 동경하였고
가끔 동창회란 이름으로 만났을 때
우리는 어른을 버리고 어린이의 언어를 택했다
22. 5. 06.
<작품 해설>
본 작품은 남자친구들 사이에서 친근감 있게 불리기도 하며 어릴 적부터 같이 놀면서 친하게 지내던 벗으로 2인칭은유심상법으로 창작하였습니다.
지역에 따라서 꼬치친구, 붕알친고, 깨복쟁이친고, 불알동무라 부르기도 하며
오랜시간 함께한 친구들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편안하게 곁을 주는 친구로 신조어나 속어가 아닌 엄연히 표준어다
시제 : 붕알친구
주제 : 우정
소재 : 친구
오브제 : 딱지, 구슬, 소풍, 옥수숫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