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상욱 Feb 21. 2023

건망증 없는 그

깜박이

건망증 없는 그


전상욱


상쾌한 아침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달린다


네비게이션의 고운 목소리

퇴계원IC 빠져나가라며 안내방송을 한다

내가 핸들을 꺾자


실례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깜박깜박!

깜박이가 불빛으로

소리 없이 말을 한다


한 번도

주인공이 되어본 적 없는 그 작은 불빛이

지금은 앞서서 나를 끌고 간다


작다고 우습게 보지 말라는 듯…

깜빡이는 나처럼 깜빡 잊어 먹지 않고

내게 그 많은 길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23.   02.   21.


작가의 이전글 은행나무 평전(評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