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다른 생존 전략을 가진 잡초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야.
한 송이 꽃이라면 향기라도 있을 텐데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는 잡초라네~"
나훈아의 '잡초'란 노래다. 사실 잡초가 아무것도 없을까? 한 방이 있다.
잡초는 아무리 뽑아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아직까지도 학창 시절 잡초 뽑던 기억이 난다.
이런 잡초를 일부러 키우려고 씨를 뿌리면 막상 바로 싹을 트지 않는다. 잡초는 따뜻한 봄에만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봄과 기온이 비슷한 가을에는 싹을 틔울까?
No!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절대 틔우지 않는다. 가을에 잠시 추었다가 따뜻한 날이 돼도 싹을 틔우지 않는다. 진정한 겨울이 오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그럼 씨앗은 어떻게 봄이 왔음을 알까? 봄을 느끼기 위해서는 겨울의 추위가 필요하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경험한 씨앗만이 봄의 따뜻함을 느끼고 싹을 틔운다. 뛰어난 생체 온도 센서가 있는 것 같다.
‘추운 겨울이 오지 않으면 진정한 봄도 오지 않는다'는 것이 잡초의 전략이다.
잡초는 인생의 바닥(겨울)에서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다. 인생의 절정(여름)을 지나 반드시 바닥이 온다는 것을 알고 대비한다.
우리는 인생의 절정을 지나 바닥으로 꺾이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인생의 절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질 때 이를 알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은 절정의 순간을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여기거나,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머무르려 한다. 주식투자에서는 이동평균선이나 가격 지표를 통해 꺾이는 추세를 알겠지만 인생의 추세를 알기는 어렵지 않을까?
매주 독서모임을 하는데 '이제 작은 것이 큰 것이다'라는 책을 선정한 적이 있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잠깐 이야기해 보겠다.
"인생에 고점과 바닥을 그래프로 나타냈다. 왼쪽 맨 아래에서 출발하여 잘만하면 A 지점까지 도달한다. A는 당신의 전략과 노력이 거둔 직접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단기 고점은 당신의 노력이 드디어 보상받는 지점이다. 보상을 받으면 당신은 더욱더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다가 B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당신은 실망하게 된다. 뒷걸음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 이르면 노력한다고 더 나은 결과가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바닥까지 간다.
샌더스 대령(Harland Sanders. KFC 창업자)은 바닥을 통과하는 데 10년 이상의 고통스러운 세월을 겪어 내야만 했다. 바닥에서 장기 고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바닥의 고통을 겪어 내는 것이다.
단기 고점에 선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
1) 고통을 겪지 않고도 다음 고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음
2) 장기 고점에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맹목적으로 힘을 쏟는 것임 "
단기고점에서 바닥으로 꺾이는 추세인데도 바닥을 거치지 않고 장기고점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맹목적으로 힘을 쏟게 된다. 나도 이런 경험을 여러 번 하였다. 스타트업을 창업했을 때도 그랬고, 회사를 나오기 전에도 그랬다.
잡초의 지혜처럼 장기 고점이 오기 전에 반드시 바닥이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 후 반드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지나야 성공의 맛을 볼 수 있듯이, 성공한 사업가들은 대부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듯이.
바닥으로 꺾이는 것을 알진 못해도 바닥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단기 고점에서 맹목적으로 힘을 쏟지 않고, 미래를 대비한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지금 B 지점을 지나 바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회사를 나와 여러 도전을 해보고 있다. 진정한 나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닥의 존재 이유다.
지금 바닥을 힘들게 보내는 모든 분들께 힘이 되었으면 한다.
겨울은 반드시 오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도 반드시 온다!
바닥의 바닥을 지나는 더 힘든 분들께는 어떻게 희망을 드릴까?
바닥의 바닥까지는 가보지 못했기에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로 마무리한다.
"~~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