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녘 Apr 15. 2024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댄스 댄스 DAY 5

아이들과 함께 랜덤 칭찬하기 활동을 했다. 제비 뽑기를 해서 뽑은 숫자의 출석번호를 가진 친구에게 칭찬 편지를 써주는 것이다.


“제가 제 번호 뽑으면 어떡하죠?”

-그럼 그냥 스스로 칭찬을 써 주는 건 어떨까요?


하지만 역시 다른 친구에게 칭찬을 써 주고, 칭찬을 받는 게 훨씬 즐거운 법. 결국 자기 번호를 뽑은 아이는 제비를 다시 넣고 섞어서 칭찬 마니또가 되어 주었다.


외모 칭찬은 지양하기로 하고,

아주아주 사소한 것도 괜찮으니까 칭찬해 주기.


몇 분 간 아주 조용한 상태로 편지를 썼다. 이 침묵의 아름다움! 음하하




-자, 이제 주인 찾아줍시다!


아직 만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되어서 어색한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쓴 칭찬의 주인을 찾아 돌려주었다.


칭찬 읽어볼 시간 5분 드릴게요, 하기도 전에 아이들은 몰입해서 본인의 칭찬을 읽고 있었다. 오글거린다고 탄식하는 척(?) 하지만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다.^^


-칭찬받으니까 어때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칭찬 더 받고 싶어요.”


남은 수업 시간 동안은 자유롭게 원하는 친구와 쪽지를 교환해서 서로 칭찬 써 주기를 했다. 돌아다니면서 칭찬을 쓰느라 다소 킥킥거리는 것 외에는 꽤나 교실이 조용했다.(의외)




혹여 숫기가 없어 친구에게 쉽사리 칭찬을 써 달라 하기 어려운 아이가 있을까 봐 나도 칭찬 릴레이에 참여했다. 친구에게 받기 어색하면 선생님도 대기하고 있으니 선생님과 교환하자고.


무뚝뚝하고 무서운 선생님이라는 얘기를 듣는 편이라 아이들이 별로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내 책상부터 앞문 끝까지 줄이 이어졌다.


마치 연예인이 팬 사인회에서 사인하듯... 나는 20분 동안 아이들의 칭찬을 써 주어야 했다... 귀여운 넘들...


덕분에 나도 칭찬을 많이 받았다.


어른이 되고 나니 사소한 일에는 칭찬받기가 쉽지 않다. 간만에 듣는 수학을 잘한다는 칭찬. 공부를 잘한다는 칭찬(?). 나의 진지한 모습도 칭찬을 받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감동과 배움을 얻는다. 너무 지치고 목이 쉬어가는 오후, 커피보다 조금 더 강한 도파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나는 한 마리의 고래.


냅다 칭찬 자랑하기




작가의 이전글 일요일 저녁 보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