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9
시간이 정말 빠르다. 어느새 연말이다. 내일 일요일이 지나면 12월, 그리고
2025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된다.

리마에 살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문득 현대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스타벅스가 존재한다는 건 은근히 큰 위로다. 나처럼 나홀로족에게 스벅은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작업하기 참 좋은 공간이다. 브런치 글을 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시즌의 스타벅스를 느꼈다. 2023년 이후로 2년 만이다.
가볍게 울려 퍼지는 캐럴, 붉은 컵, 반짝이는 데코를 보니 괜히 마음 한켠이 말랑해진다.
리마 스벅의 크리스마스!
남미는 크리스마스에 진심이다.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유럽도 마찬가지 이지만, 이곳에서는 “크리스마스 =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라는 공식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 시즌의 필수템은 바로 Panetón(빠네톤). 한국으로 치면 크리스마스에는 케이크처럼, 이곳에서는 Panetón이 있어야 비로소 연말 느낌이 난다.
빵 속에 각종 젤리가 콕콕 박혀 있는 달콤한 빵인데, 나처럼 달달한 빵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사실 큰 매력은 없다. 그래도 마트, 제과점,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도 산처럼 쌓여 있는 Panetón의 포장지를 보면—웃기게도—눈길이 간다. 이곳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상징하는 색깔 같은 존재라서 그런 것 같다.
연말이 되면 항상 마음이 오묘해진다.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게 되고, 이루지 못한 것들보다 버티고 걸어온 시간들이 더 크게 느껴진다.
게다가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족이 생기고, 책임이 늘고, 서로의 스케줄을 맞추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내 삶과 그들의 삶이 다르게 흘러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올해도 이렇게 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하고, 조금은 울적하지만!
그리고 조용히, 다음 해를 준비해야지.
2026년 일기장부터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