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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May 29. 2022

참새의 추억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참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경쾌함, 가벼움, 밝은 이미지일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충동적, 불안한 등으로 묘사되는 그래서 조그마한 발소리에도 포르르 날아가는 겁 많은 새다. 그리고 저들끼리 뭐가 그리도 할 말이 많은지 매 순간 조잘조잘 시끄럽다.


 대부분의 겁 많고 약한 동물들이 그렇듯 그들도 7-80마리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참새와 가장 밀접한 단어는 방앗간이다. 참새도 벼보다는 방앗간 정미소에서 도정된 쌀을 좋아한다. 그래서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꼭 들러야만 하는 곳, 우리가 소위 말하는 '참새 방앗간'이다.      


다음은, 먹는 식용으로써의 참새다. 지금은 종로  일부 지역에서 귀한 고급 안주 취급받고  있어 20-30대 분들에게는 좀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70.80년대까지만 해도 참새구이는 포장마차에서 인기 있는 소주 안주였다.  필자도 돈 없는 학생 신분에 길거리 포장마차에 들러 잔술 한잔에 참새구이를 안주로 아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고소한 냄새와 바싹바싹한 그 뼈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시절이 한참 지난 지금 귀여운 참새와 몬도가네를 동시에 오버랩 회상하니 조금은 어색한 기분이 든다. 지금 20.30대 젊은 분들은 한 번도 그런 참새구이를 맛본 적 없는 분이 대부분일 터인데  돌 담벼락에서, 탱자나무 울타리에서 우르르 쏟아지듯 몰려 날아다니는 참새들의 귀여운 날갯짓에서 참새구이 '맛의 추억'을 소환하다니. 펫붐에 보신탕 이야기를 같이 꺼내 놓는 것 같아 민망하다. 하지만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우리들의 참새 추억이다.  


또 참새는 우리들의 벼농사와 관련 있는 생활 밀접형 새다. 그래서 민생에 관심 있는 정치가들에 의해 수모를 겪은 적도 있다. 마오쩌뚱이 1958년 쓰촨 성 농촌을 시찰 도중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는 모습을 보고 "저 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말해서 몇백만 마리의 참새가 죽임을 당한 일화다. 배고픈 인민들이 먹어야 할 곡식을 참새가 쪼아 먹자 화가 나서 툭 던진 말인데 마오쩌둥의 그 말 한마디에 '참새 섬멸 총지휘부'가 만들어졌고 대대적인 참새 소탕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위세 등등한 독재자라 할지라도 자연법칙을 그스를 수는 없는 법, 참새 개체수가 줄어들자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이 창궐했고 농작물은 초토화됐으며 1958년부터 3년 동안 중국인 30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결국 마오쩌둥은 러시아 시베리아 벌판에서 참새 20만 마리를 다시 들여와 풀어놓았다.

오늘 드로잉은 일러스트풍으로 두 마리 그려봤는데,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도 않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구도는 다른 인물이나 풍경화보다 간단했고, 눈이나 깃털 표현도 강아지에 비해 쉬웠던 것 같다.  


이렇게 달랑 두 마리 겨우 그려놓고 '쉽다, 어렵다'를 단정한다는 건 분명 무리, 오만일 수 있다. 그다지 엄청 잘 그린 거도 아닌데 말이다. 그냥 지금까지 그려봤던 다른 피사체들에 대비해서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니 달리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추후 참새의 뒷모습 등 다른 자세나 여러 마리가 함께 있는 군집 이미지의 드로잉은 숙제로 남겨두고 도전해 볼 생각이다.

까치 드로잉 #133

<참고>  

1. 위키백과/참새

2. 나무 위키/참새

3. 매일경제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17/10/688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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