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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Aug 25. 2022

어느 정도 경력으로 퇴사하면  좋을까?

이직의 본질과 전략

사람들은  대학입시보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쉽게 그만두는 걸까?


먼저 그만두유형부터 살펴보자.

째, '3년'이 힘들어서 그만둔다.

 [평생 내공, 첫 3년에 결정된다]의 저자 이와세 다이스케는 대부분의 사회 초년생들이 지금 다니는 회사가 힘든 건지, 사회생활이 힘든 건지를 혼동한다고 했다. ‘입사 후 3년’은 누구나 고달픈 시기다. 상사의 지시는 버겁고 실력이나 능력만으로 과를  평가받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사람과 인간관계에  적응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뿐인가. 일이 좀 늘었다 싶으면 크고 작은 외적인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이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이며, ‘입사 후 3년’이야말로 회사원으로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시기다. 즉 회사생활의 ‘기본기’를 배우는 때이자 제대로 된 직장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평가받는 시간이다. 첫 직장에서의 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평생이 달라진다. 그래서 다들 3년을 견뎌내지 못하고 떠나고, 역으로 회사는  3년 이상을 견뎌낸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이다.


둘째, '욱'퇴사다.

세월이 지나 지금은 이렇게 '욱'퇴사 말리는 이야기를 하는 입장이지만, 실은 필자도 '욱'퇴사 한 사람이다. 승진을 목전에 두고 퇴사한 것이다. 지나고 보니 너무 성급했고 감정을 참지 못해 '욱'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설령 퇴사를 결정했다 하더라도 차분하게 앞뒤 따져봐야 하는데, 감정이 앞서다 보니 일을 그르친 것이다.


이직의 동기중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순간 감정 폭발로 인한 '욱'퇴사다. 동기는 다양하지만 대개는 인사 불만이나 연봉 불만 둘 중 하나로 수렴된다. 하지만 조직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는 복합 유기체라 나의 입에 딱 맞게 그 시간에 먹잇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 철 지나서 올 수도 있고 스리쿠션으로 올 수도 있다. 이때는 너무 긴 시간은 안 되겠지만, 6개월 정도의 호흡으로 기다리거나 추이를 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렇게 시간을 벌어놓고 경험 많은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인사권자, 조직의 진짜 의도를 차분하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세 번째  또  다른 '퇴사이유는 권태기 퇴사다. 직장인 99%는 권태기를 겪는다. 남들이 다니는 직장은 다 좋아 보인다. 소위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다 좋은데 연봉이 너무 적어", "연봉은 좋은데,  워라밸이 안 돼서 힘들어", "김 과장 때문에 못 다니겠어", "출근거리가 2시간이야" 등 권태기에 대개 나오는 불평들이다. 취업하기 전에는 입사만 시켜주면 간이라도 빼 줄 듯, 충성을 맹세하다시피 했는데, 몇 년 다니다 보니 슬슬 지루해지고 평소 안 보이던 불만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직장 간 비교도 이것저것 해보는 여유도 생긴다.


이런 불만토로나 이직에 대한 상담은 주로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 간에 이루어진다.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시대 눈으로 상황을 진단하면 "팔랑 귀"에 감정이 더해져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쉽게 이직 결정하게 되고, 이직하면 또 불만이 생기고 또 이직하게 되는 "이직의 반복"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런 판단에는 어설픈 상담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힘을 기르고 기회를 보자

어쨌든 가만히 불만을 삭이고 있자니 답답하고, 그렇다고  옮기자니 불안하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그래서, 이직할 경우 새로운 직장에 대한 마음가짐 각오도 상당히 중요하다. 전 직장보다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해서 이직해 갔는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예상한 문제점이 있어도 짐작했던 거보다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 세상에 환상적인 직장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당신의 달콤한 미래 상상력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한다. 좋을 거라는 환상 내지는 그런 믿음으로 이직했을 테니까 말이다.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움직였으니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불만을 삭이고 있자니 짜증만 나고  마땅히  오라는데도 없다. 어찌하면 좋을까? 우선 당장은 전 직장에서의 불만보다 옮긴 이 직장이 아무래도 불만이 좀 작을 테니 그것으로 만족하고, 나를 객관적 제3의 눈으로 바라보기부터 해 봐야 할 것이다. 힘을 기르고 기회를 보자.


차분하게 찬찬히 나를 분석해 보자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불만,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 보자는 것이다. 돈(연봉) 문제인지, 도덕적 문제인지, 인생관(본인의 정체성) 문제인지, 일이 힘든 건지(정신적) 업무(난이도) 문제인지, 몸(육체적)의 문제인지, 사람 관계  문제인지, 그냥 직장생활 자체가 지겨운 권태기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라는 것이다. 그다음은 이 문제를 앞으로 내가 인내하고 감당할 수 있을지, 문제 해결이 가능한지,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문제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어느 정도 경력으로 퇴사하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짧은 경력으로 너무 자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3년 이상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지만, 현실에서는 3년 견뎌내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이직이 그렇게 바둑돌처럼 딱딱 계획대로 움직여지는 게 아니다.

하지만 짧은 경력의 이직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오해 몇 가지는 나열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특히 1년 이내 짧은 경력은 의미도 없고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런 경력은 면접관으로 하여금 인내심 부족, 진득하지 못한 성격, 회사 선택의 판단 능력 부족 등 온갖 좋지 않은 선입견과 상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한마디로 최악의 이력이다.


2년 이하라면 변명이라도 준비하라

하지만 어쩌다 보니 불가피하게 그런 경력을 가지게 되었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창조적 인물 중에 가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경우라면 면접 전 먼저 분명히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면접장에 들어가야 하겠다. 당신을 면접하는 대부분의 간부는 당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고 그중에는 예의, 태도, 과거의 허상을 중시하는 꼰대도 많다. 당신의 그 자유분방함과 빛나는 창조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주는 이는 드물 것이다. 이때 당신이 할 일은 그들의 입맛에 맞추어주면 된다.


즉, 당신의 그런 짧은 경력은 과감히 이력서에서 빼거나 차라리 백수나 취준생으로 지냈다고 말하는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는 적당한 스토리 시나리오나 변명거리를 준비해 두면 된다. “아빠가 편찮으셔서 간호하느라...”등의 화이트 거짓말이라도 말이다. 결론적으로 경력은 최소 2년 이상 되어야만 가치가 있다. 신입사원의 경우 3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통상 한 직급 정도 높여 이직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3년 이하는 수평 이직만 가능하므로 도돌이표 이동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짪은 근속기간은 관찰자 면접자 입장에서 보면 '철새'나 인내심 부족자로 보여 채용을 꺼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조건 피해야 한다.


움직일 때는 반드시 미리 정하고 움직여라

종합해서, 직장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이 좋을까? 한 직장에서 붙박이로  장기근속이 좋을까?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는 개인의 성향, 성격에 따른 주관적인 선택이라 논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각각 장단점이 있고 어느 직장이던 직장이라는 자체의 본질적인 문제(불만)가 한두 가지쯤은 있다. 여기에 대해 제시하는 해결방법은 평범하고 신통찮은 대답일 수 있겠지만, '이 자리든 저 자리든 욱 퇴사의 기로에 섰던' 평정심을 유지하고 차분하게 현실을 바라보라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참는 것도 문제이고  경거망동도 문제다. 하지만, 움직일 때는 반드시 내디딜 곳을 미리 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직에서 감정적 판단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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