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그려보기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by 최송목

‘자화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아마도 그의 독특한 자화상 이미지 때문일 테지요. 잘 생겼다거나, 미남형 같다거나, 멋지다거나 등 등의 느낌이 전혀 없는 그런 자화상입니다. 오히려 자학적, 비판적 자아 관찰이랄까? 물론 이건 순전히 저의 주관적 작품 감상 느낌입니다. 달리 오해 없으시기를.


고흐가 어떤 마음으로 자화상을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화상을 그리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적부터 무척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소박하게는 카톡 이미지로 '내가 그린 나의 얼굴'을 사진 대신 올리고 싶었지요. 하지만, 저같이 한 번도 그려보지 않은 초보자에게는 선뜻 마음내기 어려운 일이지요. 잘 그려보고 싶지만, 망칠까 두렵고 아직은 어설픈 스스로가 덜 미덥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로잉 배운 지 일 년이 다 돼가도록 손을 못 덴 것이지요.


그러다 저러다 오늘 드디어 시도해봤습니다. 한점 그리고 나니 아쉬워 또 그리고 그러다 보니 두세 점 더 그렸습니다. 그림도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시작하는' 용기가 중요한 것 같네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화상 1차 목표는 있는 그대로를 얼마나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느냐입니다. ‘사진을 찍으면 될 일’을 굳이 그린다고 괜한 고생에 고민을 한다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189

사진이 기계를 동원한 기술 기반의 예술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거라면, ‘그리기’ 드로잉은 사실적 표현과 더불어 마음을 담아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름 창조의 노력이 더 들어가는 거라고 봐야겠지요. 그래서 1차 목표는 사실적으로 그다음 2차는 감정을 담아내는 것으로 했습니다.


제가 사실적인 표현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있는 그대로를 묘사할 수 있어야, 나중에 없는 모양이나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적 표현도 할 줄 모르면서 처음부터 감정을 넣거나 서툴게 응용 변형하게 되면 나중에 그림이 이상하게 뒤틀릴까 봐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기초를 튼튼하게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188

고흐도 그런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소묘를 완벽하게 할 줄 알아야만 한다고 확신을 했습니다. 그는 주로 교본을 통해서 체계적으로 형상 묘사의 법칙을 습득했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를 때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나도 조금만 배우면 저 정도는 그릴 수 있겠다’라며 건방진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쓱쓱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대충 그린 그림처럼 보였기 때문이지요. 알고 보니 사실 그럴 만도 했습니다. 그는 재빠르게 즉흥적으로 큰 수정 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록 그가 재빠르게 그림을 그리기는 했지만, 충동적으로 그리거나 도취해서 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기 전에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보거나 여러 장의 스케치를 통해서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나도 고흐처럼 빠르게 일필휘지로 그리는 연습 방법을 좀 배워봐야겠습니다.

#190

자화상(自畫像)은 말 그대로 자신을 대상으로 한 초상화입니다. 즉, 자기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그린 그림이지요. 영어로는 self-portrait이라고 하는데, 'portray'는 원래 '끄집어내다', '밝히다'라는 뜻의 라틴어 ‘protrahere’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자화상을 그린 화가들은 많습니다. 자화상 중에는 고흐의 자화상(총 36점)이 가장 유명하며 렘브란트, 뒤러, 루벤스, 고갱 등의 자화상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493년에 그린 뒤러의 자화상은 서양 최초의 독립 자화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렘브란트는 100여 점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화상으로는 조선시대 1710년에 그려진 윤두서의 자화상(국보 제240호)이 유명합니다.


앞의 #188, #189,#190의 3점은 얼굴에만 초점을 두었고, 아래 그림은 강아지와 같이 그렸는데, 비슷해 보이지만 한 점은 무표정, 한 점은 스마일 ‘입 모양’을 바꾸어 그려봤습니다. 다른 사람 그리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을 그리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이 글을 보는 독자께서 "4가지 그림 모두 다른 인물 아닌가?"라고 놀리실까 걱정됩니다. 그래도 대가들은 100점 이상도 그렸는데, 기껏 습작 몇 점 그린 거 가지고 실력까지 논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좀 더 연구하고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자신을 묘사한다는 것은 단순한 그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기 성찰의 계기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림 속의 또 다른 자기에 대한 관찰과 발견 같은 것 말입니다.

#193

<출처/참고>

1. 나무 위키

2. 위키백과

2. 지식백과 화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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