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망하는 것도 경영이다

실패의 재발견

by 최송목

추락이 아니라 착륙하라

손님 발길이 뚝 끊기고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갑자기 사업이 기울어지게 되면, 허둥대는 바람에 실제보다 더 상황을 악화시킨다. 또는 이성을 잃고 모든 걸 쉽게 포기하는 상태에 이른다. 물이 빠져 허둥대다 제풀에 지쳐 익사하는 꼴이다. 또 망하는 회사가 주변에 워낙 흔하다 보니, 멀쩡한 회사 사장도 “이러다 나도 망하는 게 아닌가”하는 집단 동반 불안심리도 가세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필자 경험을 토대로 되짚어보니 그렇다.


사업이 흥할 때나 기울어질 때나 모든 일에는 항상 긍정과 부정, 최상과 최악의 양측 확률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때는 멘털의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몸과 감정이 앞서다 보니 이론과 다르게 평정심을 잃게 된다.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균형 잡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리 생각해 두는 것과 갑작스럽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은 그 결과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잘 망하는 것도 ‘경영’이다. 실패과정을 잘 관리하는 것도 경영의 일부다. 잘 추락하여 ‘추락’을 ‘착륙’으로 바꾸라는 말이다. 조종사에게 추락은 ‘갑작스러운 착륙’ 상황이지만, 착륙은 그냥 매번 예정된 ‘평상의 프로세스’다. 그래서 착륙은 안정적 하강이고, 추락은 갑작스러운 일이니 불안정하고 두려움을 동반하는 하강이 되는 것이다. 이때 당황하고 긴장하여 조종간을 잡고 부들부들 떨기만 하고 있거나,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엉뚱한 방향으로 조종간을 움직인다면 바로 추락하여 죽음이다.


이 추락의 순간에 정신을 차리고 침착하게 멘털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갑작스러운 추락일지라도 비록 짧지만 상황을 판단하는 순간의 시간은 존재한다. 사업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주어질 테니 생각할 여유는 사실상 더 많다. 추락하는 중후반 단계쯤에서는 당사자인 사장 본인도 "아!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라는 감을 대충이라도 느끼는 게 오너들 특유의 촉이다. 인생 전부를 사업에 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경황이 없는 와중이더라도 어느 정도는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약간’의 시간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때 어떻게 효과적으로 그 망하는 과정을 다루는 게 좋을까? ‘잘 망하는’ 방법을 생각해 두자는 것이다. 불편한 시나리오지만, 필요한 시나리오다. 사업 과정에서 실패와 추락은 반드시 존재한다. 어쩔 수 없이 추락의 길에 들어섰다면 침착하게 ‘착륙’하겠다는 마음으로 ‘추락’하라. 추락도 착륙의 일종이다. 다만 갑작스럽고 좀 어려운 착륙이 될 것이다. 추락이 아니라 착륙하라.

회사가 사라지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사장이 사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업의 본질, 기업가 정신을 묻는 질문이다. 너무 일반적인 질문 아닌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사업가라면 이 질문에 거침없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답 중에는 아마도 아래 내용을 포함할 것이다.

돈 많이 버는 것, ESG 경영, 가족, 사회 국가, 기업 보국, ‘인류사회를 위해 봉사 또는 기여하기 위하여 ‘ 등 일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책임, 기부도 빠트리지 말아야 할 항목이다. 이 모든 것이 다 좋은 말이고 지당한 덕목이다.

단, 망하지 않으면서, 회사가 유지된다는 조건이다. 회사가 사라지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회사도 사장도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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