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송목 Aug 17. 2023

43. 책 쓰기는 집짓기 같은 것

책 쓰기는 건축 공학이다

글쓰기는 단어를 연결하여 문장을 쓰는 것이고 책 쓰기는 엄밀하게 책 만들기라고 앞서 말한 바 있다. 문장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페이지로 만들고 페이지를 조합하여 하나의 장(chapter)이 만들어진다. 최종적으로  각 장으로 조합 구성된 묶음이 하나의 책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글은 쓰는 것이고, 책은 글들의 묶음 구조물을 만드는 건축 공학적 작업 같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극단적으로는 글을 쓸 줄 몰라도 누구나 학습을 통해 책 쓰기가 가능하다. 책 쓰기 코칭하시는 분들이 흔히 ‘100권쯤 책을 읽으면 책한 권 쓸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 분야의 책만 집중해서 읽으면 어느 정도 전문 지식이 쌓일 테고 비록 남의 지식일지라도 요약정리만 잘하면 한 권의 책으로 재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실 요즈음 시중의 많은 책들이 이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책들이다. 인용이 일반화되었고 약간의 문장 변형이나 인용표기를 통해 표절이나 저작권 문제를 피해 가는 방법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요약만 잘해도 저자가 되는 세상이고 그런 책들이 즐비하다. 안타깝지만 지금 현실은 저자가 아닌 요약 전문가가 더 많다.


결론적으로 책 쓰기는 건축 공학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머리말에서 목차, 맺음말까지 문장을 정열하고 글의 순서를 정하고 정리하면서 짜 맞추어 가다 보면 하나의 구조가 되어 책이라는 건축물이 완성되는 것이다. 거기에 색을 입히고 예쁜 조각 장식품을 앉히고, 좌우 벽에 그림을 걸고, 보이지 않는 리듬을 더하면 어느새 건축물은 예술이 되는 것이다. 단어들이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들이 모여 글이 되고, 글들이 모여 책이 된다. 따라서 글이 모여야 되고, 쓴 글들을 하나의 주제로 초점을 맞추고 구슬을 꿰어가는 것이다. 여러 글들을 연결하고 흐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각 꼭지 글에도 기승전결이 존재하고, 동시에 플렉탈처럼 책 전체 흐름을 아우르는 기승전결도 존재한다.


작가의 이전글 42. 책 쓰기는 미분 적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