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왜 알을 낳을까?
어제도 낳고
오늘 또 낳는다.
자기가 먹을 거도 아닌데
병아리가 되는 것도 아닌데
어제도 오늘도 하염없이 낳는다.
내가 매일 출근하는 거랑 너무 똑같다
더 나아질 것 같지도 않은데
나는 매일 출근하고,
뭔가 다음이 보이지도 않는데
그는 매일 알을 낳는다
오늘도 동네 마트에 수북이 진열되었다가
사라지는 달걀들
프라이가 되고 삶아지고 터지고 깨지고
닭은 알기나 할까? 상상이나 할까?
자기 알들의 미래를.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하다.
오늘도 그는 사료 먹고 알 낳고,
나는 밥 먹고 출근한다
우린 먹는 것만 다를 뿐 생각은 같다
<그림=최송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