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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교 왔능교

동시

by 보리


현교 왔능교

이현영


정현교

과학 선생님


수업 전 아이들은

가위바위보 해서

진 아이는 선생님이 입장하면

들리락말락하는 소리로 벌칙을 수행한다


-현교 왔능교


선생님만 모르는

비밀스러운 게임


토요일 저녁

무한도전 보면서

상추쌈에 삼겹살 싸 먹으면서

턱이 얼얼할 정도로 웃었는데


상혁이 전화 받고 얼음!

현교 왔능교 선생님이 뇌출혈로 돌아가셨단다

왔능교? 인사도 작게 해서

듣지 못했을 텐데

갔능교? 인사는 입도 못 열겠다


빛의 굴절에 대해 다음에 배우기로 했는데

약속도 안 지켰다

수업을 기다린 건 절대 아니지만

약속 안 지킨 건 참을 수 없다

빛이 굴절하는지 어떤지

그 선생님만 아는 비밀 같아서

그 선생님한테만 듣고 싶다


현교 왔능교?

소리쳐서 벌도 서고 싶다


현교 갔능교?

게임 따위는 없다



[2016년 동시마중 올해의 좋은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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