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버지 명함

동시

by 보리


아버지 명함

이현영


자동차보험을 하는 아버지

저녁 먹고 운동하러 나간다더니

온 동네 차에 광고명함을 꽂았나보다.

이튿날

아침부터 내리는 비, 길바닥에

아버지가 뿌린 광고명함이 젖어있다.

얼룩이 졌어도 아버지 이름이다.

닥치는 대로 주워 가방에 넣고

차유리에 달라붙은 광고명함까지 떼어냈다.


청소시간에 늘 놀 궁리만 했는데

과자봉지도 아무 때나 버렸는데

비에 젖은 아버지 이름이

나를 청소대장으로 만들었다.




ㅡ열린아동문학 ㅡ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