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복순 동시들

동시

by 보리


김단오 님, 날다

톡 탁 톡 탁
배드민턴을 한다

하얀 깃털 단 공이
난다

하얀 깃털 단 공 속
까만 이름이
난다

(셔틀콕 생산자 김단오)

여기서
저기서
김단오 씨가 이름을 날린다










나에게 퍼즐이란

가끔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외롭고 슬플 땐

퍼즐 한 통을 바닥에

쏟아부어.

모서리부터 찾아 맞추고
색깔 따라
그림 따라
뱅글뱅글 돌려서도 맞추고

이렇게도 맞추고
저렇게도 맞추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얘는,
조각난 내 마음을
어느틈에 맞춰 놓는단 말이야.












삼백 명처럼

연극 보러 갔더니
나까지 관객이 다섯.

조금 있다 두 명이 나가서
남은 사람은 셋.

그래도 배우들은
삼백 명 앞인 것처럼
온 힘 다해 연기를 마쳤다.

우리도 삼백 명처럼
뜨겁게 박수 치고 싶었다.











노루 꼬리만큼

1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이 지나면
낮이 조금씩 길어진대.

그게 얼마만큼이냐고
물어봤더니
노루 꼬리만큼이래.

그게 몇 cm 정도냐고 안 물어봐도
느낌이 왔어.

그냥
아주 짧은 거야.











요즘 부채

딸기 모양이 되어 보았어요.

하트 모양도 되어 보았지요.

손바닥 모양도 되어 보고

별 모양도 되어 보았어요.

잊혀지는 바람이 되기 싫어서요.














임복순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2011년 「월요일 모자」 외 4편으로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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