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등장하는 동시들

동시

by 보리

왜가리/박경종


왜가리님

어데 가요

왜 혼자 가요

왜가리님 왜 말은 안 하고

대답만 해요


≪조선중앙일보≫, 1935년 5월 3일











장날/노천명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절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시집 ≪산호림≫1938년


*돈사야:팔아야. 물건을 팔아서 돈을 마련해야











황소와 병아리/현동염


황소 앞에 병아리는 염치도 없어,

죽 먹을 때 콩알만 개평 대지,


그래도 황소 눈은 아니 노하지,

그래도 병아리는 눈이 무섭지,


화경만한 황소 눈 자꾸 무서워,

한 알갱이 쪼아 먹고 갸웃, 갸웃,

두 알갱이 입에 물고 또 갸웃, 갸웃.


≪어린이≫, 1949년 6월


*개평 대지: 공짜로 얻어먹지.

*화경: 작은 돋보기.










개구리/한하운


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라랴 러려

로료 루류

르리 라.


시집≪한하운 시초≫, 1949년











옛날 이야기/김육


옛날 옛적에 -

그래서?

깊고 깊은 산 속에 -

그래서?

사람만한 쥐 한 마리가 -

정말?

우는 애 배꼽을 똑 띠어 먹을랴고 -

야유, 정말?


심술쟁이 내 동생은

두 손을 자기 배꼽

꼭 쥐고는

그래서? 그래서? 하고

졸라대지요.


≪어린이≫, 1949년 4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