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동염 동시들

동시

by 보리


딱딱이 소리


별들도 발발 떠는 추운 이 밤에

야경 도는 오빠의 딱딱이 소리.

대문조차 없는 집에 사는 오빠가

무엇이 무서워서 야경 도나요.


생쥐도 입가심할 쌀 한 톨 없어

우리 집 광방에서 이사 갔다오.

오빠는 누구네 집 도둑 쫓느라

딱딱이로 추운 밤을 꼬박 새우나


《어린이》, 1948년 11월









알암밤 형제


방그죽 입을 벌린 밤송이에서

알암밤 형제가 내다봅니다.

다람쥐 있나 없나 내다봅니다.


다람쥐 볼까 볼까 망설이다가

떽데굴 떨어진 알암밤 형제.

나뭇잎 이불 속에 얼른 숨어요.


《어린이》, 1949년 1월










황소와 병아리


황소 앞에 병아리는 염치도 없어,

죽 먹을 때 콩알만 개평 대지,


그래도 황소 눈은 아니 노하지,

그래도 병아리는 눈이 무섭지,


화경만한 황소 눈 자꾸 무서워,

한 알갱이 쪼아 먹고 갸웃, 갸웃,

두 알갱이 입에 물고 또 갸웃, 갸웃.


《어린이》, 1949 6월


*개평 대지: 공짜로 얻어먹지.

*화경: 작은 돋보기.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제자로 수많은 아동문학작품을 남겼어요.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선생님의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요. 1932년 '조합 간부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소년 소설을 쓴다.'는 기록이 있고, '별나라'와 '신소설'이라는 잡지에 글을 쓰면서 활동을 했어요. 방정환 선생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에 많은 작품이 실려 있구요. 동시집 '알암밤 형제'를 남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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