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어른들
상혁이 엄마
상혁이 아빠
상혁이 고모
상혁이 이모
상혁이 삼촌
상혁이 할아버지
상혁이 담임 선생님
다 내가 만들었다
나?
상혁이.
비가 갑자기 뚝
그칠 것 같지 않던 비가
뚝
그쳤다
재민이 할머니는 커다란 우산을 접어서
지팡이처럼 짚고 서 있다
은서 우산까지 챙겨온 은서 엄마는
우산 두 개를 들고
교문 안쪽을 기웃거리고 있다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데리러 올 사람 아무도 없는
선우, 수영이
얼른 집에 가라고
비가
뚝
그쳤다
누가 더 섭섭했을까
한 골짜기에 피어 있는 양지꽃과 노랑제비꽃이
한 소년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소년이 양지꽃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 내가 좋아하는
노랑제비꽃”
양지꽃은 온종일 섭섭했습니다.
노랑제비꽃도 온종일 섭섭했습니다.
운동회 날
아이들을 바라보는
엄마들 눈에는
이런 말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애가 제일
잘생겼다’
엄마들을 쳐다보는
아이들 눈동자에는
이런 말도 들어 있습니다
‘우리 엄마가 제일
촌스럽다’
겨울 해가 짧은 이유를 알았다
해야, 왜 그렇게
일찍
넘어가니?
“저쪽에서
빨리
오래.”
아침엔, 왜 이렇게
늦게
나오니?
“저쪽에서
잘
안 놔줘.”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랐다.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7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시가,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시집 『삼천리호 자전거』 『미미의 집』 『황천반점』 『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 『새의 얼굴』 등이 있고 『거북이는 오늘도 지각이다』는 첫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