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동시해 - 송명원 동시들

동시

by 보리

벽시계


같은 길만

빙글빙글

계속 맴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사실 난, 한 번도

같은 길을 지난 적 없어










취미


가만히 앉아서

멍 때리기


아무것도 안 하고

멍 때리기


창밖을 바라보며

그냥 멍 때리기


뭘 해야 되나요?











택배


한과 한 상자

홍삼 한 박스

굴비 한 두름


추석이 지나도록

기다리던 아들 손자는 오지 않고

택배 아저씨만 들락날락합니다.










여름방학 계획


축구하고

달리기하고

줄넘기하고

흙장난 하던 아이들

내일부터 안 올 건데

운동장아, 넌 뭐 할 거니?

응, 이제

풀꽃을 피워 보려고.










사실대로 말해!


아직도 숙제 안 하고 뭐 했어?

사실대로 말해!


학원 빠지고 어디 갔었어?

사실대로 말해!


동생이랑 뭣 땜에 싸웠어?

사실대로 말해!


사실대로 말해도

안 믿어 주면서


제 말 믿을 건지

엄마부터 사실대로 말해 주세요!








책이 좋아 한때는 책 속에서 살았습니다. 푸른문학상을 받으며 동시를 쓰기 시작했고 동시집 『짜장면 먹는 날』과 『보리 나가신다』, 교단에세이 『너희들의 봄이 궁금하다』와 『교실의 온도』를 냈습니다. 어린이시집 『내 입은 불량 입』과 『나는 팝콘이에요』를 엮었고, 「동시동락」 동인들과 마음 동시집 『똑.똑. 마음입니다』 『내 마음에 사랑이 다닥다닥』 『똑.똑. 평화입니다』를 함께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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