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동시해 - 유희윤 동시들

동시

by 보리

겨울잠


-여기가 딱 좋아

곰은 바위 굴 속에서 쿨쿨


-여기가 딱 좋아

뱀은 돌 틈에서 콜콜


-여기가 딱 좋아

개구리는 흙 속에서 골골


-우린 여기가 좋아

벌레 알은 마른 가랑잎 품에서 코오 코오








비 오는 날


낡은 구두는

젖은 발이 안쓰럽습니다.


젖은 발은

새는 구두가 안쓰럽습니다.







봄눈


“금방 가야 할 걸

뭐 하러 내려왔니?”


우리 엄마는


시골에 홀로 계신

외할머니의 봄눈입니다.


눈물 글썽한 봄눈입니다.







폭포네 얼음땡 놀이


폭포는

폭포답게


겨울이 오면

얼음!


봄이 오면

땡!땡!땡!







오디


요 달콤한

오디를

오디서 사 왔어?


오디서 사 오긴?

오햘머니가 따 보내셨지.


오햘머니는

오디를

오디서 따셔?


오디를

오디서 따시긴?

뽕나무에서 따지.


오디는

오디나무에 안 열리고

뽕나무에 열려?


*오햘머니: 외할머니의 충청도 사투리.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사다리」가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내가 먼저 웃을게』, 『하늘 그리기』, 『침 엄마도 참』, 『맛있는 말』, 『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잎이 하나 더 있는 아이』,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 등이 있으며 대산창작지원금. 방정환문학상. 도봉문학상을 받았고 제1회 비룡소동시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눈 온 아침」, 「봄눈」, 「비 오는 날」, 「개미」, 「고양이 발자국」, 「거미의 장난」이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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