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어느 자장면 집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아니. 아주 가끔은 울어도 돼.)
쫄면 안 돼. 쫄면 안 돼.
(아니 아니. 때로는 쫄 수도 있어.)
소나기는 좋겠다
소나기는 좋겠다.
갑자기 시끄럽게 울어도 돼서.
소나기는 좋겠다.
원하는 만큼 짧게도 길게도 울 수 있어서.
소나기는 좋겠다.
울고 나면 화창해질 슬픔이라서.
소나기는 좋겠다.
아무도 왜 우는지 묻지 않아서.
소나기는 좋겠다.
소나기는 좋겠다.
비 오는 처마 아래 가만히 서서
우는 곁을 지켜 주는 사람 있어서.
해와 귤
햇빛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며 귤을 먹다가
찡긋,
눈을 감는다.
해님이 눈부셔.
아우, 귤이 셔.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어> 가락에 맞춰 부르는 노래
“아이쿠!”
“왜 그래?”
“어제 힘들게 해 놓은 숙제를 안 가져왔으니 어쩌지?”
“잘했군.”
“뭐라고?”
“나도 깜빡 안 해 왔으니
같이 청소하면 쉽겠지.”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친구라지.”
“아뿔사!”
“왜 그래?”
“오늘 낮에 비 온다는데
우산이 없으니 어쩌지”
“잘됐군.”
“어째서?”
“내 우산 같이 쓰고
집에 같이 가면 재밌지.”
“잘됐군, 잘됐어.
잘됐군, 잘됐군, 잘됐어.
그러게 참 좋은 친구라지.”
치자
이 밤 치자꽃이 활짝 폈다고 치자.
치자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다고 치자.
그리운 친구들은 바로 어제 봤다고 치자.
한참을 웃고 놀다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서 갔다고 치자
치자꽃이 하나도 피지 않은 밤
치자 물처럼 노란 달님을 보며
내 친구들도 내 생각 하고 있을까?
달님은 알겠지, 그래서 오늘 달빛은 더 따뜻할 거라고 치자.
깜박이는 별님들이 우릴 위해 노래를 불러 주고 있다고 치자.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나 이야기와 노래를 좋아하는 어린이로 자라났다.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있는 작은 학교에서 초등 교사로 일하며 어린이문학을 공부한다. 2007년 『창비어린이』에 「정신통일」 외 1편을 실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시집 『까불고 싶은 날』 『까만 밤』을 냈다. 시 형식의 동화책 『비밀 친구 데이비』를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