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동시해 - 강경수 동시들

동시

by 보리

물이 든 컵


엄마, 그 얘기 알아?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

이야기하는 거


나쁜 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일일 수 있잖아


물이 반이나 남은 컵이

엄마가 아끼는 꽃무늬 컵이고

그 컵을 깨 먹은 게 바로 나라면

엄마는 어떻게 할 거야?


더 예쁜 컵을 살 수 있다고

좋아할 수도 있는 거지?








잠수함


올여름엔 우리 반 친구들과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비밀인데 어릴 적에 내가

동전이랑 유리구슬 몇 개를 삼켜서

물에 잘 뜨지 않는 거 같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내가 수영을 잘 못해서

이해해 달라고

매번 설명을 해야 된다








핫도그


우리 반 우식이가 말했다


“잘 봐라, 난 물속에서도

이 핫도그 먹을 수 있다!”


그러곤 물로 뛰어 들어갔지


그랬더니 옆에 있던 봉구가 말했어


“저 바보 같은 놈,

케찹도 안 바르고 들어갔네!”








아이스크림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달콤한 목소리가

입 안에서 들려와


뭐, 어때

괜찮잖아

이미 이를 닦았어도

상관 없지


달콤한 아이스크림

한 입 정도는


너도 알잖아

내가 충치 균이라

이런 말 하는 게 아니란 거

알지?

찡긋








다이빙


철수는 다이빙의 천재다.


다이빙을 얼마나 잘하는지

풍덩! 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면 100미터 정도 들어갔다

물 밖으로 떠오른다.


하루는 다이빙을 하다가

잠깐 딴생각을 했는지

바닥을 뚫고

땅속으로 계속 들어갔다.


결국 철수는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튀어 올라

삼바를 추면서 돌아온 적도 있다.


또 하루는 다이빙을 너무 세게 해서

북극으로 튀어 나온 적도 있다.

땅이 얼어서 다이빙으로 돌아오진 못하고

비행기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낙서와 공상을 좋아하고, 아들 파랑이와 장난치며 놀기를 좋아한다. 만화를 그리면서 그림을 시작했고, 지금은 선보이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동화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쓰고 그린 책으로는 〈코드네임〉 시리즈, 《거짓말 같은 이야기》, 《화가 나!》, 《커다란 방귀》, 《나의 엄마》, 《왜×100》 등이 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2011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 논픽션 부문 라가치 상 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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