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것을 해보면 앞 글에서 얘기한 의미와 재미에 부합될 것이다’ 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제일 첫 번째 권하고 싶은 것이 「인사」다.
인사는 만사(人事는 萬事)라고 했다. 「무릇 조직에서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다. 인사(人事)는 같은 한자지만, 조직에서 사람을 배치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한 기본적으로 아침 인사, 헤어질 때 인사하기 등의 인사(Say Hello)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즉 「사람 일은 인사가 모든 일의 시작이요 근본이다.」 사람끼리 만났을 때 인사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 이라는 명언도 나오지 않았는가?(인사를 끝까지 잘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이건 너무 나갔다. 유머 한 조각 넣어 봤으니 오해 마시길....)
나는 여태껏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잘못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누구든 사람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자. 예부터 나이 어린 사람이나 아랫사람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고 나이가 어리거나 직급이 낮은 사람이 먼저 인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인사하는 게 원칙일 것이다. 요즘 시대에는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사람이 먼저 인사해 주는 것도 상대를 편하게 해주어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방법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침 출근할 때 같은 팀원분들하고 주변 동료들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부터 하고 자리에 앉자. 마음이 상쾌해진다. 점심 먹으러 갈 때도 먼저 인사하고, 퇴근할 때도 주변에 누가 있으면 “먼저 퇴근하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나가자. 퇴근이 떳떳해진다. 중간증간에 누군가를 만나면 가볍게 목례를 하건, “좋은 아침입니다” 등의 말을 하건, 사람들이 “저 친구는 참 인사를 잘하네” 하도록 인사하자. 인사 하나로 나의 품격이 높아진다.
나는 언젠가부터 매번 버스 탈 때마다 기사님께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갑작스런 인사에 대꾸를 안 하시는 기사님도 있지만, 나는 왠지 기분이 좋다.
인사(Say Hello)와 곁들여서, 뭔가 나에게 고마운 일을 하신 분께는 꼭 인사를 하자. 고맙다는 표시를 하자는 얘기다. 고마움의 정도에 따라 말로 할 수도 있고, 고마움이 크다면 뭔가 작은 선물(카톡의 커피 선물 등)을 통해 내가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 좋다. 청탁금지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선물을 받고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다음은 「화안시(和顔施)」다. 꽃 화, 얼굴 안, 베풀 시.
화안시는 환한 얼굴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보시(베풂)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게 일곱 가지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중에 첫째가 화안시다. 참고로 무재칠시(無財七施)는 화안시 외에 1. 언사시(言辭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 2. 심시(心施, 착하고 어진 마음), 3. 안시(眼施,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 4. 신시(身施, 몸을 써서 도와주는 것), 5.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6. 찰시(察施, 굳이 묻지 않고 상대방 속을 헤아려서 도와주는 것) 등 총 7가지 이다.
이 중에 화안시가 외우기도 쉽고 하기도 쉽다. 얼굴만 펴면 되는 것이다. 다른 것들도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참고로 나는 그 이상의 단계는 굳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려우니까....
「감정의 태도화」 라는 말이 있다. 자기 감정을 겉으로 그대로 드러낸다는 말이다. 화안시와 정반대되는 말이다. 주변에 감정의 태도화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자. 얼마나 힘들겠는가?
최소한 나로 인해 타인을 불편하게 하지 말고, 주변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해보자. 그렇다고 늘 해죽해죽 미친 놈처럼 웃고 있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화안시가 완성되면 주변에 사람들이 꼬인다. 인상도 좋아지고, 얼굴도 잘생겨 보인다. 연애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얼굴 표정과 낙하산은 펴지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화안시의 연장선 측면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 「짜증을 내기보다는 차라리 화를 내라」고 하고 싶다.
사실 화가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그런 상황에서 짜증을 내기보다는 화를 내는 것이 나와 상대방에게 결과적으로 더 좋다는 얘기다. 짜증은 나의 일방적인 감정표현이다. 짜증은 나를 다운시킬 뿐 아니라, 상대방도 나를 멀리하게 만든다. 그에 비해 화는 대화의 일종이다. 내가 왜 그대의 언행으로 화를 내는지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다. “난 당신의 그 말에 이러이러해서 기분이 매우 나쁩니다. 앞으론 그러지 마세요” 강한 어조로....
상대방으로부터 부당하거나 못마땅한 일을 당했을 때, 짜증나는 표정이나 말을 한다면 결코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더 멀어질 뿐이다. 같은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당당하게 화를 낸다면 둘 중에 하나다. 완전히 멀어지거나, 아니면 누군가 정식으로 사과하고 일이 좋게 해결되어 다음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우리가 의미와 재미를 위해서 가급적 오래도록 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호기심과 설레임」이다.
세상이 왜 이렇지? 사람들은 왜 저럴까? 이 일은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좀 더 간편하고 편리한 방법은 없을까? 세상과 사람과 일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면, 뭔가 좀 더 알려고 하고 문제를 풀려고 힘쓸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네 삶의 의미와 재미가 더해진다. 가끔씩 인문학 서적을 읽거나, 인문학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유투브채널을 시청하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좋은 방법이다.
사람에게서 설레임이 없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한 마디로 산송장이다. 가끔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요즘 어떻게 사냐” 라고 물었을 때 “그냥 그래, 매일 똑 같지 뭐” 라고 답하면, 뭐라 할 말이 없다. 그 친구는 사는 게 별 재미가 없는 것이다. 설레일 게 없다는 얘기다.
누군가를 오랜만에 만나는 것도 설레고, 어렵고 힘들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그 일을 해내는 것도 설레고, 내가 한 일을 통해 기쁨과 위안을 받는 사람들의 미소를 생각하면 설레고, 가족을 위해 음식을 정성 들여 만들면서 그들이 맛있게 먹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도 설레는 일이다. 나를 위해 시간을 쪼개어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러 가는 시간도 설렌다. 여름에 설레임 아이스크림을 녹여서 시원하게 먹는 것도 설레지 않을까? 설레임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인생의 재미다.
사무실에서 「2~3시간에 한 번씩 기지개를 펴고 산책」도 해보자
우리는 대체로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 일한다. 주로 컴퓨터를 앞에 두고서 말이다. 어떤 사무실에 가보면, 사무실 전체 분위기가 조용하다. 모든 직원들이 컴퓨터에 푹 빠져 있다. 마치 컴퓨터와 둘이서 니가 죽는지 내가 죽는지 시합이라도 하는 것처럼.... 어떤 직원은 아침에 출근해서 앉으면 점심 먹으러 갈 때까지 자리 한 번 안 일어나고 컴퓨터와 씨름한다.
제발 그러지 말자. 사람이 컴퓨터를 이길 수는 없다. 져 줘라. 그리고 내가 졌다 하고 일어나라. 기지개도 한 번 펴고, 옆의 동료들하고 잠깐 차도 한 잔 마시자. 여유가 좀 되면 아예 사무실 밖으로 나와 한 10여분 사무실 주변을 한 바퀴 산책이라도 해보자.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컴 앞에서 생각나지 않았던 아이디어도 떠오를 것이다. 계속 앉아서 머리를 싸매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너무 자주 자리를 비우는 것은 뒷담화를 부르니 조심해야겠지만....
마지막으로 아주 단순하지만 꼭 해보기를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잠자기 전에 자기에게 위로」를 해보자.
매일 하루일과를 마치고 우리는 잠을 잔다. 잠들기 전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책을 읽다 잠들기도 하고, 소파에서 TV를 보다가 잠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안 와 뒤척이다 잠들기도 한다.
이렇게 해보자. “오늘도 ○○○ 너 수고했어, 잘 했어. 이제 자자. 잘 자라”라고 스스로에게 인사하고 잠을 청하는 것이다. 무슨 고민거리나 해결해야 될 일이 있다면 이렇게도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그래 그 문제는 내일 해결하자. 오늘은 이만 자자”
내가 몇 년 전부터 이것을 해오고 있다. 사실 아주 뜻밖에 직장에서 큰 문제가 생겨, 머리가 매우 복잡할 때부터이다. 해보니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대부분 편안하고 쉽게 잠이 든다. 푹 잔다. 꿈도 별로 안 꾼다. 그러기 전에는 다시 군대를 가야 한다거나, 고시공부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
사람이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매사에 최선을 다 한다는 것도 어렵고, 설령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해도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 최선을 다 안 했다고 자책하기보다,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자. 가장 조용하게 내면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잠들기 전이다. 소리 내어 “너 오늘 이 정도면 잘 했어” 라고 위로해 주자. 하마터면 잊을 뻔 했다. 오늘도 좋은 일이 훨씬 많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