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가 살면서 가졌던 네 번의 변곡점
(1) 배짱으로 삽시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이런 책을 쓰는지 독자 여러분께서 궁금하실까봐, 먼저 제 소개 겸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간단히 얘기하고자 한다.
나에게는 지금까지 살면서 네 번의 인생 변곡점이 있었다. 나의 성격이나 생활 태도 나아가 인생 가치관을 바꾸게 되는 네 번의 큰 계기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때마다 나는 변화하고 성장했다.
일단 나는 1967년 전라북도 전주, 양반 고을에서 태어난다. 어릴 적부터 포동포동해서 당시 우량아 선발대회에 출전시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식탐이 얼마나 많던지, 뭐든 먹을 것만 있으면 다리 사이에 끌어당겨 놓고 먹었다고 한다.
당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부자 아이들만 다닌다는 전주 교대부속국민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부자집도 아니고 성격도 소심한 나는 존재감 없이 조용하게 지내다가 졸업한다. 중학교도 모범생으로 별 특이사항 없이 졸업하고,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내 인생의 첫 번째 변곡점이 이때 생긴다. 성격이 확 바뀐다.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말 없던 소년이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계기가 된다. 소규모 그룹이지만, 리더 역할도 경험한다.
고등학교 입학 직전 겨울방학 기간에 우연히 읽은 책이 바로 그해 출간된 이시형 박사님의 「배짱으로 삽시다」 였다. 그간 배짱은 커녕 남들에게 큰소리 한번 못 치던 소심한 소년이 이 책을 읽고 배짱을 한번 부려보기로 굳게 결심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스스로 반장을 자처해서 1,2,3학년 연속 반장을 역임한다. 3학년때는 선생님들이 연대장을 권유하는데 공부를 이유로 사양하였지만...
3년간 반장을 역임하면서 나는 비로소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게 된다.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내면서
전체의 조화를 이뤄내는지? 특히 껄렁거리는 뒷자리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전체 학급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지? 등등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를 조금씩 배우게 된다. 소위 인간적인 리더십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고2 때 이런 일도 있었다. 방학 때 어느 여름날 학교에서는 자율학습을 시켰다. 난 갑자기 딴 생각이 났다. 담임 선생님과 상의 없이 나는 반장으로서 반 전체 친구들을 꼬셔서(?) 자율학습을 빼고 변산 해수욕장에 하루 놀러 갔다. 당시에는 다들 수영복이라는 게 없어서 대충 사각팬티와 반바지를 입고 친구들과 백사장에서 축구하고 배구하고 신나게 놀았다. 다음날 담임 선생님께 비오는 날 먼지 나게 혼났다. 우리는 단체로 혼나는 와중에도 서로 얼굴을 보고 킥킥거리면서 동지애를 발휘하였다. 젊은 날의 소소한 반항이다.
나이 들어서 고딩 친구들과 동창회를 하면, 가끔 그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그 변산 놀러간 거 생각난다고 추억을 소환시켜 준다. 그때 선섭이 니가 짱이었다고.. ㅎㅎ 짜식들
남자는 역시 배짱이 있어야 한다. 베짱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