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우울하고 가끔 즐겁습니다5
이제 괜찮을 줄 알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으니, 마음도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소한 일 하나가 나를 흔들었다. 지인과의 작은 문제로 상대방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예전 같으면 그냥 넘겼을 사람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었다.
‘내가 말실수했나?’, ‘내가 너무 나댔나?’
주변에 듣는 칭찬 중 하나가 솔직함이었다. 이 솔직함이 어느순간 나에게 ‘눈치 없음’으로 바뀌어 나를 괴롭혔다. 집중이 계속 안 되었고 틈만 나면 울었다. 모든 게 다 엉망처럼 느껴졌다. 하루 종일 키보드만 만지작거리다가 결론을 내렸다. 약이라는 도구를 다시 쓰기로 했다. 나는 또 정신과로 가게 되었다.
예전에 담당했던 의사 선생님을 다시 만났고 진료를 받는 내내 또 울었다. 인간관계에 현타가 왔고 미움받는 게 싫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인간관계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고,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좋아했던 사람이 멀어지는 건 슬픈 일이었다. 차라리 속 시원하게 이유를 물어보고 알면 반성할 건데 나는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서 질문도 못 했을까?
그리고 이 증상도 설명했다. 정신과로 가기 몇 개월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느 날 봄날 잘 자고 있었다가 갑자기 일어나 불을 켜고 침대에 앉았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순간이었다. 침대에 앉은 나를 인식하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두근했다. 내가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알 수 없었다. 어리둥절하며 가만히 앉아 진정될 때까지 다시 잤다. 그때 이후로 반복되지 않아 말할까 말까 하다가 말씀드리니 선생님이 공황장애약도 주신다고 하셨다.
늘 먹던 한 달 치 약을 받았고 거기에 일주일 약이 새로 추가되었다.
공황장애약. 하얀 알약 두 개.
설명을 보니 신경안정제와 순환기계 치료제라고 한다. 약 설명을 읽어보니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내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