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지나간 것들에 대해 미련을 가질 때가 꽤 많이 있었다. 사랑했던 사람이 남이 되어야만 했던 순간에도, 늘 먼저 안부의 인사를 남겨야 연락을 하던 친구와 멀어졌을 때도, 진로를 바꿀까 고민을 할 때도 내가 여태까지 쌓아온 것들이 아까워 미련을 가졌다. 이러한 미련들은 나의 한 번뿐인 인생을 그것들에 소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쓰지도 않을 것을 뻔히 알고도 버리지 못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을 아까워하며 붙들기도 하고, 이런 미련들 때문에 과거에 머물러 있느라 늘 한 걸음씩 뒤처지기도 한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도 과거의 추억에 머물러 있기도 하면서 말이다.
누구나 이렇게 미련의 끈을 놓지 않고 붙들고 있어 봤자, 과거로 시간을 돌릴 수는 없고, 앞으로의 내 시간만 더 낭비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미련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렇다고 우리는 그냥 언제까지고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순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후회가 남더라도, 미련이 남더라도,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마음속으로라도 계속 되뇌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가 그것들을 전부 내려놓지 못할지라도, 미련을 붙잡고 있는 채로라도 일어나서 새로운 미래에 용기 있게 부딪히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이 지나간 사람들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고, 더 나은 성공이 지난 일에 대한 실수를, 후회를 잊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지나간 일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에는 되돌아가기 버튼도, 리셋 버튼도 없지만, 그렇다고 인생이 끝이 나버린 것은 아니니까. 언젠가의 실수도, 언젠가의 후회도, 그로 인한 미련도 되돌릴 순 없지만, 일어서기만 한다면 그것들이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이용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음을, 그렇게 더 나은 사람을, 더 나은 것들을 이룰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때 더 잘해볼 걸 “이라며 후회를 하기보다는 ”다음에는 더 잘해봐야지 “라며 털어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사과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더 잘해주어 기분을 다시 좋게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과거는 현재에 아무런 해답을 주지 않는다.
과거는 다만 우리에게 교훈을 줄 뿐이다.
-고르바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