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봤음에도 아직도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아마 칭찬이라는 것은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는 고래마저도 움직이도록 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있음을 말해주기 위한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칭찬“. 사전적인 의미로는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게 평가함”이다. 칭찬이라는 것은 요즘 세상에서는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왜인지 모르게 낯부끄럽고, 어색해서 목구멍까지 올라온 칭찬들이 잘 뱉어 내지지 않는다. 그래서 괜스레 핀잔을 주며 넘어간 적도 허다했다.
말하는 것도 이러한데 듣는 것은 또 어떠할까. 누군가 나에게 칭찬을 해주면 쑥스럽기도 한 나머지 그 칭찬을 “에이, 아니야”라며 나도 모르게 부정해 버린다. 사람들은 칭찬을 들으면 고맙다고 하면 그만인 것을 자꾸 부정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인가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내 이야기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늘 칭찬에 인색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낯부끄러움과 어색함을 이겨낼 정도로 기분이 좋을 때에는, 그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어 좋은 말을 남발하고는 한다. 최근에 한 번, 그렇게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최근에 가장 좋았던 순간을 꼽자면 아마 이때를 꼽을 듯하다.
때는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미운 오리 새끼들”이라는 한 예능 프로를 보고 있었을 때. 연예인들의 어머니들이 출연하여 자신들의 자식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는 프로였는데, 출연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가족들과 하면서 보고 있었다. 배가 부른 포만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혹은 그날따라 먹은 저녁이 맛있었는지 들뜬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쁘네.”라는 장난 섞인 말을 뱉어내었다. 뱉어내고도 쑥스럽기도 했던 말이지만 그때 집안은 정말 웃음으로 가득 찼다. 누나는 왜 저러냐며 우스갯소리를 했고, 뜬금없이 나온 말에 어이없어서 다들 웃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나의 어머니가 참 좋아하셨던 것이다.
칭찬을 했었을 때 사람들의 표정을 기억해보자면, 다들 부끄럽지만 그래도 즐거운 얼굴들을 하고 있다. 또 그 얼굴들을 보자면 덩달아 나도, 그곳의 분위기도 즐거움으로 가득 차기도 했고.
어쩌면 고래와 이야기만 통한다면, 정말 칭찬으로 고래를 춤추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부끄러움에 배배 몸을 꼬는 고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자신만 생각하며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는 것이 아닌, 서로 칭찬해주며 서로 같이 살아간다면, 누군가도 혼자 힘들어하는 일이 없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그런 세상을 위해선 물론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보아야겠지요.
칭찬은 인간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햇볕과 같아서
칭찬 없이는 자랄 수도, 꽃을 피울 수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들 대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비난이란 찬바람을 퍼붓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칭찬이라는 따뜻한 햇볕을 주는 데 인색하다.
- 제스 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