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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준 May 20. 2019

나의, 너에게.

꼭 좋아하는 것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가끔 고민상담을 하다 보면 진로에 대한 고민들이 꽤나 있고, 그 고민들 중 대부분은 좋아하는 것이 없다는 문제였다.


 앞으로 먹고살아야 할 길, 평생을 해야 하는 일을 정해야 하는 것에 있어서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고민이 많아진 것은 아마도 요즘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친숙해진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말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세요."라는 말인 것 같다.


 나는 이것이 좋아하는 것이 있음에도 집안의 반대로, 성공의 확신이 없어서, 혹은 좁은 성공의 길을 뚫을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조금의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하며 살아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학생 때는 공부를 하라고 하니 공부를 하고, 학생 신분이 끝나면 취업을 하고, 그렇게 일을 하며 사는 것.


 만약 이렇게 표준화된 삶이 정말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불안해하며, 압박을 느끼면서라도 좋아하는 것을 찾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거의 한 평생을 남들도 다 할법한 일을 하며 살 텐데 그것이 정말 불행할 것 같다면 말이다.


 여기서 불행은 단지 "공부는 안 맞는 거 같아.", "일이 힘드네", "직장 상사가 별로야." 정도가 아닌,

"나는 진짜 이러고는 못 살아" 라며 뒤늦게라도 지금 하던 것을 당장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해낼 의지가 생길 정도의 불행이다.


 이런 정도가 아니라면 아직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고 불안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학생 때에는 공부를 하라니 공부를 하고, 일을 해야 하니 취업을 하고 그렇게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여유가 있다면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하며 일 외적으로의 생활을 즐긴다.


 일에 대한 투정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그렇다고 그 일을 포기할 의지는 만들지 않는다. 아마 무의식적으로라도 이 정도면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지는 못해도 좋아하는 것 하나 못한 채 싫어하는 것만 하며 사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이렇게 보면, 많이는 아니겠지만 그럭저럭이라도 행복하게, 만족하며 살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지친 하루를 보내고 약간의 힐링을 시켜줄 것들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한다.


 거창한 것이 아닌 친구들과 노는 것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 정도라도.


 내가 늘 이런 고민에 하는 대답인

 "지금 좋아하는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아직 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것뿐이니 못해본 것들 중에서 좋아하는 것이 있을 겁니다."라는 말도 이런 의미이다.


 “천천히 찾다 보면 좋아하는 것이 생깁니다. 그럼 그때 그것을 업으로 삼으시면 됩니다."가 아닌


"아직 남은 인생은 길고, 세상도 넓고, 해볼 것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중에서 지친 하루를 잊을 만큼 재밌는 것은 하나쯤은 있을 것이고, 어떤 삶을 살게 될지라도 그것으로 조금이나마 행복을 얻으며 살면 됩니다. 지금 그렇게 부담을 갖고 걱정하며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그렇게 앞으로의 진로를 정하는 것에 대해 그것들이 그렇게 부담을 느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기도 하니 좋아하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아직 좋아하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이 없으면 공부든, 일이든, 주어진 것을 하다가

 하나 정도 찾게 되면 그것을 취미로 즐기던, 혹은 이른 시기에 찾았다면 정말 업으로 삼아보던 하면 되는 것.


단지 빨리 찾으면 좋은 것 아니면 그만인 것.


그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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