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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준 Apr 25. 2019

[나는 착한 아이가 되지 않을 겁니다.]

5. 젊다고 다 슈퍼맨은 아니니까

살아가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며

주위의 시선들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앉아있는 나의 앞에

연세가 약간 있으신 어르신이 서 있는

혹은 어린아이가 서 있는

바로 그 순간.

     

그때면 엄청난 고뇌에 빠진다.

“일어날까?”,“일어나야겠지?”,

“사람들이 뭐라 하는 거 아냐?”     

평소대로라면 양보하면 그만이기도 하고,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겠지만

          

밤을 새우고 간신히 앉아서 가는 중이거나

먼 거리를 서서 가다 간신히 앉았던 그런 때에는

마음속에선 일어나라고 해도 좀처럼 일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양심에 쿡쿡 찔려가며

애써 자는 척을 하기도 하고

실제로 너무 피곤해 잠에 들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혹은 이 글을 보고 누군가는

“젊은 게 양보도 안 한다”, “되게 양심이 없네” 라며 비난을 하기도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나 비난받을 일인가 싶다.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자”라는 것은 법이 아닌

그저 앉은 자의 마음에 따라 실천하기도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겉으로는 뻔뻔해 보일지 모르지만

속으론 양심이 쿡쿡 찔리고 있고,     

아무리 젊은 사람일지라도

언제나 튼튼한 다리로 버티며 서서 갈 수 없다.

     

젊은 사람들도 충분히 힘들고 피곤한 하루를

보내는 한 명의 사람일 뿐이다.

     

그러니 너무 눈치를 주지도, 눈치를 보지도 않았으면 한다.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보인다면, 속으로

“정말 양보하고 싶지만,

저 정말로 힘든 하루를 보냈어요. 죄송합니다”

이 정도면 겉으론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당신이 젊은 사람일지라도 늘 에너지

넘치는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러니 버스를 타고 앉아가면서,

혹은 지하철을 타고 앉아가면서 정말 힘듦에도 눈치 보느라 편히 가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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