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by 호윤 우인순 시인


아빠하고 나 하고

두 팔 벌려 껑충

이렇게 아니 아니

요렇게

꽃 사이로 아웅


나비처럼 훨훨

이렇게 두 팔 벌리고 훨워홀 훨

요렇게

아빠도 하하 나도 호호


♡♡♡♡♡♡♡♡


우리 아버지는 연백에 사셨다

6.25가 터지고 그곳에 휴전선이 생길 줄

모르고 가족을 두고 서울로 오셨다가

삼팔선이 되니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결혼을 하여

나를 낳으시니 딸이 얼마나 예쁘셨을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이었다


목마를 태워 들길을 걷다 내려놓으면

여섯 살 나는 신나서 달리고 행여 다칠세라

아버지는 함께 달려주시며 보호하셨다


세상에 이런 사랑을 어찌 받을까

내가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가끔 부모님을 떠올려본다


아버지는 조기를 좋아하셨다

밥상에 조기를 구워 놓으면 젓가락을 뒤적거리시며

내 고향 연백은 조기가 기름이 반질반질한 것이

참 맛있었지 하시며 눈물 보이시며

조기를 못 드시다 밥상을 물리고 나가셨다


눈치만 보고 있던 동생들이

이때다 하고 달려들어 조기를 뜯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조기가 사라졌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 혼자

우리들을 기르시니 얼마나 힘들고 외로우셨을까

스무 살이 넘어도 몰랐다

서른 너머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아 기르니

그때야 부모님이 보였다


참 외로우시겠구나 하고

내가 어렸을 때 들판을 아버지랑 껑충 뛰듯

나도 아버지 하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시집간 딸은 시댁에서 시어머님 눈치 보느라

친정집을 자주 못 가니 마음뿐이지

아버지를 즐겁게 못 해 드렸다


내가 살던 시대는 시집살이긴 심하던 시대라

나하나도 해결을 못하고 눈물 흘리며

살던 시절이라서 부모를 챙길 수가 없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자식들이 다 성장하니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이제는 그런 시집 살이 하는

시대가 아니다

딸도 아들처럼 귀한 시대가 온 것이다


길을 가다가도 찹쌀떡이 보이면

아! 저건 아버지 좋아하시던 떡인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눈에 넣어도 안 아깝다던 딸

아버지 하고 즐거운 시간을 못 보내고

하늘길 가게 하니 이따금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겨울이 되니 거리마다 털모자 털외투가

눈에 뜨이고 아 저걸 한번 못 사드렸구나

생각을 하니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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