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누구인들 추운 날 거꾸로 매달리고 싶을까요

by 호윤 우인순 시인

고드름


누군들 이리 추운 날

거꾸로 매달려

칼바람 맞으며

각 세우고 싶을까요

굳게 각 세우고 눈물 떨구는 건

자존심입니다


오랫동안 찬바람 속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나도 훈풍을 만났더라면

각을 세우지 않고 스르르 녹아

뼈가 없는 물이 되어

모두를 끌어안고

사랑할 수 있었을 터인데


곳곳마다 찬바람이 씽씽 부니

무섭습니다 무섭습니다


♡♡♡♡♡♡♡♡


추운 겨울 처마밑에 고드름을 보면

따사로히 집안에 안아 차를 마시며

창너머 고드름이 참 안스러워보인다


누군들 찬바람 맞으며

저리 꺼꾸로 매달려 각을 세우고 싶을까

얼마나 외롭고 힘든가 말이다


자존심이다

저렇게 각이라도 세우고 안그런척

버티고 있어야 남들이 보기에 그럴싸해 보이겠지

찬바람 맞으며 눈빛하나 안변하고

버티고 있어야 남들이 무시하지 않겠지


하지만 나는 보았다 어느 따스한 날

자존심 세우고 각을 세워 멋지게 버티던

고드름도 눈물을 흘리는 것을

따스한 사랑앞에 눈물 흘리며

뼈대 세우고 날카롭던 그도

스르르 녹는것을


고드름처럼 각세우고 외로워 추위에 떠는

사람들이 이 겨울에 많다

따스히 껴안아 줄 방법은 없을까

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싶어지는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