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인연(因緣)

by 정글월

사유지 '우토란트'




기막힌 인연(因緣)




“내 이야기는 이 정도만 하고, 그래 자네는 무슨 일로 왔나? 내가 뭘 도와줄까?”

이경훈 경비대장이 말했다.


“아, 네, 선배님. 저 아래 도로에서 차량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서 운전자가 사망을 했는데요. 사망한 운전자가 저희가 체포영장 발부받고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렸던 피의자였습니다. 교통사고 자체는 사고지점 관할 경찰서인 청남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운전자가 어찌 되었든 저희가 수배를 내린 피의자라서 저희가 동선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그 차량이 여기 우토란트에서 출발해서 진행하다가 사고가 난 것은 아닌지 알아보려고 왔습니다.”

정수호가 자초지종을 이경훈 경비대장에게 설명하였다.


“아, 그렇게 된 것이었군. 그런데 말이야.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우토란트 호텔이나 위락단지 내에서도 CCTV 영상기록물이나 개인정보 등에 대해서 열람이나 복사 등을 할 때는 이제는 매우 엄격하게 취급한다네. 특히 회사 법무팀에서 엄청 까다롭게 절차를 지킨다네. 왜냐하면 근거 없이 제공된 개인정보나 CCTV영상자료 등이 혹시 나중에 형사사건이나 민사사건의 증거로 법정에 제출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개인정보보호와 인권 문제 등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서 말이야. 나야 자네한테 자료 열람이나 복사를 해 주고 싶지. 그런데 그 자료를 만약 형사법정에 제출한다면 필히 자료를 제공하게 된 근거가 무엇인지 상대방 변호사들이 물고 늘어질 것이란 말이야. 더군다나 우리 회사에서 나를 믿고 경비대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는데, 내가 회사의 규정을 어기면서 근무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자네는 당연히 잘 알겠지? 그냥 단순한 협조요청 공문만으로는 안된다는 말이네.”

이경훈이 정수호에게 말했다.


“네, 선배님, 물론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을 곤란하게 하면 안 되죠. 여기서 이렇게 선배님을 만나 뵙게 된 것만으로도 여기에 온 보람이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필요하면 나중에 정식으로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가지고 와서 CCTV 기록이나 기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서 열람하고 복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이해해 주니 고맙네. 만약 다음에 혹시 영장을 가지고 자네가 다시 온다면 필요한 것은 뭐든지 다 열람시켜 주고 복사까지 다 해 주겠네. 하하! 아, 그건 그렇고 자네 여기 온 김에 나랑 점심이나 같이 먹고 천천히 가시게. 마침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말이야. 여기서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난 것도 기막힌 인연이지 않은가. 여기 우토란트 호텔이 5성급 호텔이라서 호텔 안에 고급 레스토랑이 4곳이나 있어. 양식, 일식, 중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각각 있고, 다양한 여러 나라의 음식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도 있지, 그리고 한정식 전문 레스토랑은 따로 있네. 정수호 팀장 자네 먹고 싶은 메뉴로 골라 보시게. 박형사 님도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뭐든지 얘기하시고. 귀한 손님들이 오셨으니 내가 사도록 하겠네. 임직원 할인 찬스를 사용하면 50% 할인해 주니까 그렇게 부담 갖지 않아도 돼. 먹고 싶은 메뉴만 말씀하시게. 알겠지? 하하하!”

이경훈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될까요? 선배님께 너무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마침 점심때가 되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메뉴는 선배님께서 드시고 싶으신 것으로 정하시죠. 저와 여기 박형사는 아무거나 다 잘 먹습니다. 그러니 선배님 좋아하시는 메뉴로 정하시죠.”

정수호가 시계를 보더니 이경훈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저도 좋습니다. 저도 선배님께서 메뉴를 정해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덕분에 잘 얻어먹겠습니다. 하하!”

박경호 형사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우리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한정식 먹으러 가세. 거기 금방 지은 뜨끈하고 윤기 흐르는 솥밥에 갖가지 나물반찬과 한우 갈비찜이 나오는데, 그 소갈비찜이 정말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어. 우리 그거 먹으러 가세.”


이경훈이 정수호와 박경호 두 사람을 데리고 경비본부 건물을 나왔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리모컨 키로 검은색 승용차의 차 문을 열면서 두 사람을 타라고 손짓을 했다.


“이 승용차는 선배님 개인 소유 차량인가요? 아니면 회사에서 나온 차량인가요? 설마 회사에서 승용차까지 배정해 준 것은 아니죠?”

정수호가 조수석에 올라타면서 이경훈에게 물었다.


“맞아, 회사에서 경비대장 앞으로 하나 배정해 준 차야. 얼른 타게. 하하하!”

이경훈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와~! 선배님, 경찰로 현직에 계실 때보다 퇴직하신 후에 훨씬 더 잘 풀리신 것 같습니다. 퇴직 후에 경비대장이라는 직책에 승용차까지 배정을 받으시고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연봉은 얼마나 받으시나요?”


“하하! 이 사람이 별 걸 다 물어보네 그려. 연봉은 비밀이야. 하하하! 그냥 먹고 살만큼 받아. 경찰 퇴직 연금으로 매달 200만 원 조금 넘게 받아서 어찌 살아가야 하나 하면서 고민할 때를 돌이켜 보면, 정말 이 직장은 나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야. 그래서 나는 우리 회사에 충성을 다하고 있지. 회사가 나에게 자존감을 살려주고 자부심을 심어주면서, 보수도 잘 챙겨주니까 내가 회사에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지.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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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월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꿈 많던 학창시절에 시, 수필, 소설 등을 끄적이며 작가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객기를 부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야 진짜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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