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팀장! 어서 타게. 내 차를 타고 가는 게 훨씬 편할 거야. 광산 쪽은 경비가 더 삼업하고 경비원들이 검문도 꼼꼼하게 해서 등록이 안된 일반 차량으로 가면 들어가기 힘들어. 어서 타게.”
“알겠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두 사람이 탄 승용차는 호텔 지상 주차장을 빠져나와 북쪽을 향해 난 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 양쪽 옆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잘 정돈된 계획도시처럼 깔끔하고 보기 좋게 자리하고 있었다.
업무용으로 보이는 높은 건물들도 보였지만, 주거용으로 보이는 아파트 형태의 건물들도 여러 채 보였다.
차장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과 풍경을 보고 있던 정수호가 궁금한 듯 이경훈을 보며 물었다.
“선배님, 저기 보이는 빌딩들은 전에 말씀하신 대로 각종 연구시설들로 보이는데, 이쪽으로 보이는 아파트처럼 보이는 건물은 뭔가요? 아파트가 맞나요? 연구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아파트인가요?”
“맞아. 연구시설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이나 직원들의 아파트도 있고, 일부 아파트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도 있지. 그런데 농사를 짓는 사람들 중 일부는 원래 자신들이 살던 주택을 현대식으로 개축해서 그 자리에서 그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 이곳에 연구단지와 아파트 등 건물을 지을 때 기존 주민들에게 자유롭게 선택권을 주었다고 하더군.”
“어떤 선택권이요?”
“사택 즉 아파트에서 살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살던 곳에서 그대로 살거나 개축을 해서 살 것인지 등을 선택하는 것 말이야. 그런데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기존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이 논과 밭 등 토지와 주택, 창고 등 기존에 있던 부동산을 총회장님이 전부 매입을 할 때, 당시의 시세보다 몇 배 더 좋은 조건으로 매입을 해 주었는데, 나이 많은 옛날 분들은 막상 고향을 떠나기가 싫어서 좋은 조건임에도 끝까지 매도를 하지 않고 버티는 분들도 더러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총회장님이 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는군. 모든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을 팔았어도 그냥 무상으로 살라고 하셨다는군. 다만 원주민 1세대인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면 그 자녀들은 아무 조건 없이 이곳을 떠나는 것을 조건으로 무상 사용을 허락하셨다는군. 그런데 2세대인 자녀들은 대성광업과 대성건설에 직원으로 많이 채용을 해 주면서 이곳 사택, 그러니까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혜택을 또 얻게 되었다는군. 그것도 총회장님의 배려였다는군.”
“아~, 그런 스토리가 있었군요. 정말 파격적인 조건이고 혜택이군요.”
정수호는 호텔 여직원 김연수로부터 이미 원주민 1세대의 혜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만약 이미 알고 있다고 말을 했다면 이경훈 경비대장이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누구에게 들은 것인지 물어볼 것이 당연한 순서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연수와 약속한 비밀유지를 위해서라도 처음 듣는 이야기인 것처럼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성광업과 대성건설 이야기는 뭔지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그 얘기도 처음 듣는 말인데요.”
“사유지가 형성되기 시작한 시초가 대성광산 때문인 것은 아직 모를 거야. 나도 여기 와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얘기니까. 그 얘기는 일제강점기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얘기라네. 아,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는 광산 이름이 대일(大日) 광산이었다는군. 뭐 큰 일본 그런 뜻이었다나. 그런데 해방되는 해에 총회장님이 소유권을 매입한 이후에 부국광산이라는 이름으로 바꿨다는군. 그리고 그 이후에 다시 대성광산으로 이름을 바꾼 후 현재까지 건재하고 있는 광산이지.”
“그런데 대성광산이 여기 사유지의 시초가 되었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광산에서는 항상 일할 사람들이 필요했고, 또 그 사람들이 먹고, 자고, 생활해야 하니까 집들이 필요했고 땅이 필요했지. 광산 규모도 점점 커지고 그러니까 총회장님이 광산 인근의 땅들을 조금씩 매입을 하다가 보니까 그게 사유지의 시초가 된 것이지. 그래서 광산 때문에 현재의 사유지가 생겨난 시초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지. 나도 더 자세한 스토리는 잘 모른다네. 그리고 여기 사유지 이름이 ‘우토란트’라고 불리게 된 것은 예전에 독일에 파견되었던 광부들 중 일부가 여기 대성광산에서 일하고 또 여기서 여러 혜택을 받고 평온한 삶을 살면서 붙여준 별칭이 지금의 이름으로 굳어졌다는 그런 사연이 있다네.”
“아~ 네.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부터 총회장님을 자꾸 말씀을 하시는데, 총회장님이 누구시죠?”
“아, 우토란트 그룹 총회장님? 김금석 총회장님이 그분이야.”
“아~! 김금석 회장님이요. 가끔 언론에 부동산 재벌로 나오셨던… 그분이 우토란트 총회장님이셨군요. 그런데 그분 연세가 엄청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신 지 한참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맞나요?”
“어, 연세가 많으시지. 내가 얘기 듣기로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광산업자가 이 지역에서 전쟁물자에 사용할 구리를 생산하기 위해서 광산을 개발했고 그 광산이 대일(大日) 광산이었다고 하더군. 그 대일광산에서 총회장님이 처음으로 허드렛일과 심부름 등을 했다는데, 그때 나이가 열세 살 무렵이었다는 얘기가 있더군. 그리고 2년 뒤인 열다섯 살 되던 해에 해방이 되었다고 하니까, 1945년 8월 15일에 해방이 되었으니, 그때 열다섯 살이었으면…, 1930년생쯤? 김금석 총회장님이 1930년생 정도 되시겠군. 그럼 현재 95세 정도 되셨다는 건데… 물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신 것은 오래전이지. 한참 전에 자녀들한테 경영을 다 넘겨주셨지. 내가 듣기로는 연세가 많으시니까 건강이 안 좋으셔서 여기 생명공학 연구단지 내에 있는 의료시설에서 지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
“네? 여기 생명공학 연구단지 내에 의료시설에서요?”
“그렇다고 하더군. 나도 아직 그쪽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잘은 몰라. 그런 얘기가 돌고 있어.”
“와~ 우토란트가 정말 대단한 사유지군요. 의료시설까지 있다니요. 그런데 선배님, 제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아까 김금석 총회장님이 열다섯 살 되던 해에 해방이 되었다고 하시면서 그 무렵에 광산 소유권을 매입하셨다고 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광산을 매입할 수 있으며, 돈은 어디서 나서 매입을 했다는 것이죠? 이해가 안 됩니다."
"그 얘기는 정말 믿기지 않지? 나도 들은 얘긴데 마치 전설처럼 들리고 전혀 믿기지 않더군. 정말 롱롱 스토리야. 얘기하자면 정말 길고, 나도 다른 사람한테서 들은 얘기라서..., 아주 간략하게 말하면,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고 무조건 항복을 하자 일본인들은 도망가기 바빴다는군. 일본인 광산업자 사장은 당시 조선인 김금석에게 거의 헐값에 광산을 넘겼다고 하더군.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데 그것까지는 못 들었어. 그리고 광산에서 일했던 몇몇 경험 많은 조선인 덕분에 광산업을 배우면서 경영을 하게 되었다는 전설적인 스토리가 있더군."
"갑자기 김금석 총회장님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가 정말 궁금해지는데요. 그리고 그렇게 많은 부를 어떻게 이루셨는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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