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 사고

by 정글월

사유지 '우토란트'






갱도 사고






갱도 입구 쪽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구조되어 나오는 광부들을 돕기 위한 광산의 인력들이었다.


김진우 사장과 김광식 감독 등 관계자들이 갱도 입구에서 구조활동을 지원하는 인력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갱도 안쪽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수호와 경비대장 이경훈은 구조활동에 방해가 될까 우려하여 조금 떨어진 뒤쪽에서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뒤, 구조반원들로 보이는 광산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서 나오는 세 명의 광부들이 보였다.

갱도 입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모두 박수를 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무사히 구조되어 나오게 된 세명의 광부를 반기는 함성 소리가 광산 전체에 메아리쳐 울려 퍼졌다.


광부 세 사람은 얼굴이 조금 수척해지고 기운이 없어 보이기는 했으나 스스로 걸음을 걷고 있었으며, 무사히 살아서 나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직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아서인지 얼굴에는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김진우 사장과 김광식 감독 등이 차례로 세 사람의 손을 부여잡고 어깨를 감싸안는 등 무사히 구조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짧은 무사귀환 환영을 마친 광부 세 명은 서둘러 3대의 앰뷸런스 차량에 각각 나뉘어 타고 출발했다.


광산 출입구의 차단기가 올라가고 출입구가 열리자 3대의 엠뷸런스는 초록색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면서 빠른 속도로 도로를 따라 달려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정수호가 이경훈에게 말했다.


“선배님, 제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끝까지 보안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김진우 사장님에게 관계 당국에 사고발생 신고를 접수하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구조활동과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함구령이 내려졌다고는 하지만, 조그마한 구멍가게도 아니고 대형 광산에서 그것도 갱도 붕괴 사고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세 명의 광부가 무사히 생존해서 돌아왔다고 해도 관계 당국에서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분명히 사업자와 사업소에 광업법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법적 처벌이 내려질게 자명합니다. 그리고 제가 현직 경찰공무원이고 형사 팀장인데 지금 구조된 세 명의 광부를 제 눈으로 본 이상 가만히 입 닫고 있을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아까 제가 김진우 사장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광부들이 구조되어 나온다는 그 상황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 없습니다. 선배님도 잘 아시잖아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요.”


“그래 알지. 나도 여기 광산 업무와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어찌 되었든 우토란트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이고 광산지역을 포함한 우토란트 지역 전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그런 입장이지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이 되네. 그런데 저분들도 그걸 충분히 알고 있는 분들일 텐데… 음… 자네는 일단 가만히 있게. 내가 김광식 감독님에게 먼저 얘기를 한 후, 김진우 사장님께도 말씀을 드리겠네. 지금이라도 관계 당국에 신고를 하도록 말이야.”


“예, 그렇게 하시죠.”


이경훈 경비대장은 김광식 감독에게 다가가서 잠시 얘기를 나누자고 하면서 김진우 사장과 조금 떨어진 장소로 자리를 옮기자고 한 후 말을 건넸다.


“감독님, 이런 말씀드리기는 조금 외람되기는 한데요. 다행히 광부 세 사람이 구조되기는 했지만, 갱도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니까, 지금이라도 관계 당국에 신고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사장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


“네, 경비대장님. 걱정 마세요. 이미 사장님께서 우리 대성광산을 관할하는 ‘광산안전사무소’에 신고를 해 놓으셨습니다. 시장님과 도지사님에게도 이미 전화를 하셨고요.”


대답하는 김광식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사고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 그러셨나요? 아니, 언제 사장님께서 광산안전사무소에 신고를 하시고, 시장님과 도지사님한테까지 전화를 하신 건가요?”


“갱도가 붕괴되었다는 무전 연락을 받고 제가 상황을 파악한 후 곧바로 사장님께 보고를 드렸죠. 전화로 보고를 받으신 사장님은 바쁜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시고 광산으로 직접 오셔서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신 후 관할 광산안전사무소에 신고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시장님과 도지사님에게도 직접 전화를 하셨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 여기서 계속 구조 상황을 주시하면서 구조활동을 진두지휘 하고 계셨습니다. 다만 즉시 119 구조센터에 신고하지 않은 것과 언론 보도가 되는 걸 최대한 지연시키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 부분은 사장님께서 직접 책임을 지시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니 사장님께는 따로 조언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것이 걱정이 되어서 저한테 먼저 말씀을 하시는 거죠? 이미 다 조치를 취해 놓았고, 향후에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를 사장님께서 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 대성광업 고문 변호사와도 계속 상의하면서 조율 중에 있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역시 높으신 분들은 다 계획과 대비가 있으시군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기 저 친구가 현직 경찰관이고 형사과 소속 팀장이라서, 직접 눈으로 이런 상황을 본 이상 비밀을 유지해 주거나 보안유지를 해 줄 것으로 믿으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한테는 그냥 예의상 보안유지를 해 주겠다고 하면서도, 경찰서에 복귀해서는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노파심으로 감독님께 말씀을 드린 겁니다.”


“예,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경찰청이나 검찰청 등 소위 사정기관에 있는 높은 분들을 몇 분 알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그쪽 기관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활동하는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저 형사팀장이 예의상 그런 멘트를 했다는 것도 이미 짐작하고 계실 겁니다.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사장님에 대해서 인상이 좋으시고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는 분이라고 마냥 좋게만 보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런데 그건 사장님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죠. 사장님은 절대로 만만하거나 물렁한 분이 아닙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그렇게 알고 경비본부로 내려가 있겠습니다. 오늘 얼굴 뵙고 통성명을 했으니, 다음에 여기 순찰을 오게 되면 감독님 사무실에 들러서 커피 좀 얻어 마시겠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괜찮겠죠?”


“아, 그럼요. 여기 오시면 제 사무실에 놀러 오세요. 그리고 제가 직접 저 형사 팀장한테 지금 우리가 나눈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광산 총감독인 제가 설명을 해줘서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말을 마친 두 사람이 정수호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때였다. 직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던 김진우 사장이 김광식 감독을 불렀다. 사장의 부름에 김광식이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잠시 대화를 나누더니 이내 김진수 사장과 직원들은 광업소 사무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김광식 감독은 정수호가 있는 곳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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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월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꿈 많던 학창시절에 시, 수필, 소설 등을 끄적이며 작가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객기를 부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야 진짜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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