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군사기업(PMC)

by 정글월

사유지 '우토란트'





민간군사기업

(PMC, Private Military Company)





적막을 깨는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정수호는 자신의 스마트폰 벨소리에 깜짝 놀랐다.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흑호 김한규 선배’

정수호는 스마트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예, 선배님. 정영욱의 소재는요? 영욱이가 어디 있는지 알아보셨나요? 지금 프랑스에 있나요?”


“어, 수호야. 내가 국방부에 있는 지인을 통해서, 그리고 프랑스에 있는 무관 등 연줄을 통해서 알아봤는데 영욱이는 현재 프랑스에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된다. 처음에 파견을 나갔던 특수부대 지젠(GIGN)에서의 근무기간이 끝나고 부대에 복귀해서 6개월 정도 있다가 전역을 했어. 그리고 곧바로 다시 프랑스로 가서 외인부대에서 용병으로 약 4년 정도 근무를 했고. 그리고 2년 전 즈음에 프랑스 외인부대에서도 전역을 한 뒤에, ‘팔라댕 쥬모’(Paladins Jumeaux - 쌍둥이 성기사)라는 민간 군사기업에 취업을 했다고 하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유럽 전역을 비롯해서 중동 등 분쟁 지역이나 용병이 필요한 곳에 병력이나 무기를 공급하며 활동하는 민간 군사기업(PMC, Private Military Company)이라고 하더군. 그리고 영욱이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것은 맞아. 그래서 복수(이중) 국적이야. 그것으로 봐서는 교제하던 프랑스 아가씨와 결혼을 한 것 같기는 한데, 프랑스 국적 취득 날짜와 사유가 명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야. 그 외 다른 정보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연락처와 현재 살고 있다고 하는 파리의 주소도 확인 불가하다는 내용이야. 영욱이 주민번호와 국내 주소는 내가 문자로 보내줄 테니까 네가 경찰 조회 시스템에서 한번 확인해 봐라.”


“예,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단 영욱이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니 다행이고 안심이 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조회해 보고 전화드릴게요.”


“그래. 나도 영욱이가 국내에서 발생한 살인과 관련된 사건의 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범인이 범행 후에 한 제스처가 우연히 영욱이가 했던 것과 비슷했겠지. 그 범인도 군인 출신이거나 군대 경험이 있다면 수신호를 사용할 줄 알 것이고, 그렇다면 수신호야 뭐 거기서 거기니까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거든. 영욱이가 제법 규모가 큰 민간 군사기업에 다니고 있는 것 같으니까 잘 지내고 있을 거야. 내가 알아본 내용은 여기까지야. 그것도 사정을 해서 겨우 얻어낸 정보야. 프랑스에 있는 무관의 도움이 컸다. 그럼 나중에 또 통화하자.”


“예, 선배님. 감사합니다. 제가 영욱이를 조회해 보고 특이사항 있으면 전화드리겠습니다.”


정수호는 전화를 끊고 나서 서남경찰서 데이터 조회실에 전화를 걸어 강력1팀장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그리고 선배 김한규가 알려준 정영욱의 주민번호를 불러주고 조회를 의뢰했다.

그러나 특이사항은 없었다.


선배 김한규가 부대에서 보관 중인 정영욱의 예전 인사기록 카드에서 확인해 준 주소와 동일한 주소가 경찰조회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었다. 전과나 수사자료 기록도 전혀 없이 깨끗했다.


정영욱이 부사관 시절 초반에 영외에 거주했던 그 당시의 주소지 그대로 경찰 전산망에 입력되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게 정영욱이 국내에 있을 때 최종적으로 주소 전입 신고를 한 주소지였다. 모든 게 정상이었고 이상한 것은 없었다.


정수호 자신이 범인의 제스처 하나만 보고 정영욱에 대해서 온갖 상상을 다 하며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순간 들었다.


그렇다면 정말 우연의 일치로 범인이 했던 손짓과 정영욱의 제스처가 수 만 혹은 수 십만 분의 일 확률로 같았던 것일까?


정수호는 여전히 뭔가 찜찜했다.

정영욱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실하게 확인을 할 필요가 있었다.


정수호가 정영욱에 대해서 이렇게 신경을 쓰는 이유는 신병훈련소 입소 동기이면서 특수전 훈련소와 자대인 흑호부대에서의 군생활 전부를 늘 함께 했던 전우이면서 친형제 같았던 그런 애정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영욱과 김성규는 마치 피를 나눈 형제와 같았고, 같은 제복을 입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고, 같이 피땀을 흘렸던 전우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정영욱의 임무 완수와 목표 성취에 대한 욕심과 똘끼마저도 장난기 많고 짓궂은 남동생의 어리광처럼 느껴지며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정수호에게 있었다.


친동생처럼 생각되었던 정영욱이 고의로 교통 사망 사고를 일으켜 사람을 살해한 범인으로 밝혀지는 것을 정수호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확인을 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정수호는 이번에는 자신의 팀원인 김강수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 ‘ ‘뚜루루 - ‘


“예, 팀장님. 김형사입니다.”


“어, 김형사. 내가 문자로 보내는 사람의 인적사항으로 출입국관리소에 공문을 보내서 출입국 내역을 알아봐. 그쪽에서 공문을 수신한 것이 확인이 되면, 김형사가 직접 담당자한테 전화해서 긴급으로 회신해 달라고 부탁하고. 알았지? 회신 오면 나한테 바로 전화해 줘.”


“예, 알겠습니다. 팀장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2차 압수수색은 잘 되고 있나요?”


“어, 잘 되고 있어. 드론이 촬영한 동영상이 실제로 있었어.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경찰서 복귀하면 알려줄게. 내가 보내는 정영욱에 대한 출입국 기록 빨리 확인해서 알려줘라.”


전화를 끊은 정수호는 승합차에서 나왔다. 그리고 호텔 지하 2층에 있는 관제실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정수호는 천천히 걸어가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팔라댕 쥬모’(Paladins Jumeaux)라는 민간 군사기업에 대해서 검색을 해 보았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는 민간군사기업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프랑스어로는 ‘Paladins Jumeaux’(팔라댕 쥬모), 영어로는 ‘Twin Paladins’(트윈 팔라딘스), 한국어로는 ‘쌍둥이 성기사’로 해석이 되었다.


국지전이나 분쟁이 있는 국가나 지역의 요청을 받고 용병과 무기 등을 공급하고 군사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민간군사기업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었고, 그들의 문장(紋章, coat of arms)이 소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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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월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꿈 많던 학창시절에 시, 수필, 소설 등을 끄적이며 작가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객기를 부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야 진짜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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